광주시 인구 2004년 이후 처음 ‘140만명’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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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시 인구 2004년 이후 처음 ‘140만명’ 붕괴
행안부 ‘5월 주민등록 인구통계’
139만9880명…전달비 1천여명↓
1분기 순유출 전국 시·도중 ‘최다’
청년유출 원인…실효적 정책 필요
  • 입력 : 2025. 06.03(화) 20:58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을 찾은 한 청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시스
광주광역시 140만명 인구가 21년 만에 무너졌다. ‘140만 도시’라는 상징적 지위가 사라지면서 지역 소멸 위기와 광역 도시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5월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광주시 인구는 139만9880명으로 전달보다 947명 줄었다. 불과 한 달 사이 1000명 가까운 순감소가 발생하며 지난 2004년 이후 지켜온 140만 선이 무너졌다.

자치구별로는 유일하게 인구가 늘어난 광산구(369명)를 제외하고 △동구 108명 △서구 313명 △남구 208명 △북구 687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는 지난 2014년 147만5000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1만815명(총인구 140만8422명)이 빠졌고 올해는 5개월 만에 약 8500명이 줄었다. 감소 속도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순유출 인구도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광주(4945명)를 비롯해 경남(4729명), 경북(3524명) 등 7개 시·도가 순유출을 기록했고 인천(1만1091명), 서울(6129명), 경기(5588명) 등 10개 시·도는 순유입을 보였다.

인구 감소는 고령화와 함께 가파른 청년층 유출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광주시는 최근 한 달 사이 20~30대 인구가 814명 줄었다. 이는 전체(1651명)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일자리나 주거 기반을 찾지 못한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것이다.

청년층이 바라보는 현실도 냉정하다.

최근 전남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한 전남대 대학원생 임정현씨는 “누군가는 부모 도움으로 서울에 집을 구하지만 누군가는 창문 없는 원룸에서 월세 40만원을 낸다”며 “청년에게 필요한 건 특혜가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다. 청년들의 고민과 부담을 덜 수 있는 실질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단순히 인구만 늘릴 게 아니라, 청년이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회미래연구원이 발간한 ‘청년의 지역 거주의향과 삶의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의 정주 여부는 △생활 편의성 △공공시설 접근성 △운동·여가 환경 △동네의 안전과 친밀감 등 ‘삶의 질’ 전반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보고서에는 “정주 의사를 밝힌 청년일수록 생활여건 만족도가 높았다”며 “일자리나 집만으로는 부족하다. 문화, 안전, 여가 같은 일상의 질이 갖춰져야 청년이 지역에 남는다”고 명시됐다.

광주시 역시 문화 인프라 불균형, 청년정책 실효성 등 복합적인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뿐만 아니라 전국 지방도시들의 인구가 ‘무덤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실효적 대책과 함께, 국가 차원의 대대적 균형 발전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