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로 인상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정치일반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50%로 인상
日제철 인수 투자에 “역대 최대”
“美 통제 유지…6월 4일 시행”
한국 철강업계, 수출 타격 불가피
  • 입력 : 2025. 05.31(토) 09:23
  • 노병하 기자·연합뉴스
US스틸 공장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펜실베이니아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 중인 기존 25% 관세를 오는 6월 4일부터 50%로 두 배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내 철강 산업 보호와 대규모 해외 투자 유치의 명분 아래 단행된 조치로, 한국 철강업계의 수출 환경은 한층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외곽 US스틸 공장에서 열린 연설에서 “이번 조치는 미국 철강산업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 것”이라며 관세 인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그는 연설 직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도 철강뿐 아니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같은 수준의 관세 인상을 적용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미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2018년부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온 미국은 이번 조치로 보호무역 기조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트럼프는 “25%에서는 우회 가능성이 있었지만 50%에서는 불가능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및 대규모 투자와도 연결된다. 트럼프는 해당 인수를 ‘블록버스터 협약’이라고 칭하며 “US스틸은 미국 기업으로 남게 되며, 본사도 피츠버그에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제철은 미국 내 철강 산업에 140억 달러(약 19조4천억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으며, 이는 미국 철강사상 단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트럼프는 이 투자가 “향후 14개월 내 집중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미국 전역에 1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US스틸 노동자들에게는 곧 5천 달러의 보너스도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관세 인상 결정을 미국 기업 보호 차원에서 적극 옹호했지만, 이로 인해 이미 25% 관세로 타격을 받아온 한국 철강업계는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 비중은 전체의 약 13%에 달하며, 이번 조치로 직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하다.

미국 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미국의 주요 철강 수입국은 캐나다(23%), 멕시코(11%), 브라질(9%), 한국(9%), 독일(6%), 일본(5%) 등으로, 한국은 수입 규모 기준 상위 5위권에 포함돼 있다.

관세 인상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한국 철강 수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 가격 경쟁력 저하, 수출 물량 조정 등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발표는 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경제정책을 대선 전면에 내세운 셈이며, 글로벌 무역 질서에도 적잖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노병하 기자·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