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5만원에 팝니다"…고액 중고거래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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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SKT 유심 5만원에 팝니다"…고액 중고거래 기승
유심 품귀사태 속 불안감 악용
중고거래 플랫폼서 고가에 거래
경제적 부담 감수 구입 ‘불필요’
"다른 통신사 유심 구매해도 돼"
  • 입력 : 2025. 04.29(화) 18:53
  •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
SK텔레콤 유심정보 해킹 사태에 대해 유심 수량이 부족하자 중고거래 플랫폼에 SKT유심을 판매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SK텔레콤 유심 정보 해킹 사태로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이 급증하면서 ‘품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불안감에 서둘러 유심을 교체하려는 심리를 이용해 원가의 최대 10배가 넘는 액수에 유심을 판매하는 사례가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8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을 통해 유심 무료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 이틀재인 29일 광주시내 한 SKT 대리점에서 유심 없음을 알리고 있는 가운데 가입자들이 길게 줄 서 있다. 김양배 기자
광주의 여러 SK직영점에도 유심 교체를 위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유심 수량이 부족해 교체하지 못하는 가입자들이 많아지자 일부 중고거래 채널에서는 SKT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겨냥해 유심을 고가에 판매하는 행위가 늘고 있다.

실제 29일 ‘광주광역시’로 거래 장소를 설정해 중고거래 플랫폼을 확인해 보니 SKT 유심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이 여럿 올라와 있었는데 5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눈에 띄었다.

게시물은 “LOCK 해제된 유심 판매, 가까운 대리점을 방문해 유심 변경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어플을 통해 헤당 판매자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판매점 폐업으로 인한 ‘락 해제’ 유심이기 때문에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 오늘도 이미 몇 명이 사 갔다”고 주장했다.

몇 시간 뒤 올라온 게시글은 무려 10만원에 유심을 판매한다고 소개했다. “SKT 유심칩 1개 판매”라는 제목과 ‘급하신 분 개통하세요’라며 가격을 크게 부풀렸다.

SKT 유심 정가는 약 7700원이지만 유심 수량이 부족한 점과 빨리 유심을 교체해 개인정보를 지켜야 한다는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것이다.

이번 해킹 사태로 인한 유심 무료 교체 대상자는 2500만명에 달하지만, 현재 확보된 물량은 약 100만개에 불과하다. 5월 말까지 추가로 500만개를 확보하더라도 전체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SK텔레콤 유심정보 해킹 사태에 대해 유심 수량이 부족하자 12배나 가격을 부풀려 판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심 팔아요’, ‘SKT 알뜰폰 유심칩’이라는 제목의 판매글이 줄줄이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며, 구매 희망자들로 인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광주지역뿐만 아닌 전국적으로도 ‘유심 고가 판매’는 계속됐다. 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SKT 유심 15만원에 팔아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은 삭제됐으나 “자산 많은 VVIP만 연락 달라”는 내용 탓에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SKT가입자들이 원가보다 수 배 부풀려진 고액을 지불하면서까지 유심을 구매할 정도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제언했다.

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가입자들이 개인정보가 유출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한다.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심을 구입할 필요는 없다”며 “빠른 교체를 원한다면 다른 통신사의 유심을 구매해 사용해도 문제가 없으며 스마트폰 메인보드에 내장된 심 칩인 ‘이심’을 교체하는 방안도 있으니 불안감에 떨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정준 기자 jeongjune.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