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대>윤석열의 자업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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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윤석열의 자업자득
이용환 논설실장
  • 입력 : 2025. 04.03(목) 17:38
이용환 논설실장
‘국민의 신뢰에 명백한 손실을 줬고, 법과 정의를 손상시켰다.’ 1974년 7월 29일.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탄핵을 결의했다. 1972년 3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닉슨 대통령은 1976년 치러진 대선에서 미 대통령 역사상 압도적인 표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선거과정 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되면서 심각한 정치적 위기로 내몰렸다. 수차례 자신과의 관련성도 부인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백악관이 관련됐다는 것이 밝혀지고 의회의 탄핵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닉슨은 그 해 8월 9일 사임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지난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재판관 8명 만장일치로 국회가 청구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대해 인용을 결정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뇌물수수, 대통령 권한남용, 언론 자유 침해, 직무유기 혐의 등 국정농단 사건이었다. 혐의 내용도 13개에 달했다. 결국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인용하면서 박 대통령은 임기 352일을 남기고 직위를 박탈당했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처음이면서 세계 정치사에서도 보기 드문 굴욕적인 사건이었다.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권력 핵심부가 연루된 대형 비리 사건은 몇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국민적 신뢰가 무너지고 이를 은폐하려 한다는 것과,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것이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저지른 비리들로 그 권력이 결국 파멸에 이른다는 교훈도 준다. 당장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은 도청 자체보다 대통령의 거짓말과 도덕성에 대한 문제가 컸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도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이를 은폐하려는 대통령의 행동들에 대한 국민들의 단죄였다. 끈질긴 기자들의 취재와 폭로도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는 열쇠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 지난해 12월 14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지 111일만이다. 윤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12.3 비상계엄 선포와 군대를 동원해 국회 활동을 방해한 행위 등이다. 헌재는 과연 어떤 판단을 할까. 중요한 것은 헌재의 선고와 관계없이 윤 대통령은 이미 국민에게 탄핵을 당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의도적인 거짓말로 국민을 분열시켰고, 이를 은폐하려 온갖 선동을 쏟아냈다. 도덕성을 잃었고 국민의 신뢰도 사라졌다. 리더십도 무너졌다. 이런 이가 대통령에 복귀한 들 제대로 된 정치는 불가능하다. 검찰총장에서 대통령까지 거침이 없었던 윤석열의 정치여정,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윤석열의 정치가 뒤틀린 것은 재임 기간 독선과 불통으로 나라를 절단 냈던 윤석열의 자업자득이다. 참담하고 부끄러운 오늘이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