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호 경제 칼럼니스트 |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세상이 불안해지면 그 불안을 먹고 상승한다. 국가든 개인이든 기업이든 믿을 것은 금밖에 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평온하고 호경기 때는 금값은 하락하거나 횡보한다. 부동산, 증권 등 다른 자산이 상승하기 때문에 굳이 이자도 없는 금에 투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극성을 부리고 불경기가 시작되면 금이 진가를 발휘한다. 금은 물가를 거의 완벽하게 방어하고 오히려 물가보다 더 오른다. 더 정확히는 금값이 오르기보다는 달러를 비롯한 각국의 화폐가치가 그만큼 떨어지고 불안해졌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지금은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스테그플레이션 상황을 맞고 있다. 불황에 실질소득은 줄어서 소비도 하지 않는데 물가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부동산, 증시 가릴 것 없이 침체하고 있는데 이때 믿을 것은 금이라는 시장심리가 작용하는 이유다.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을 비롯한 BRICS 국가의 금 매수와 미국의 세계 금 시장의 허브인 영란은행에 대한 금 현물교환의 증가도 당연히 금값 상승의 주요 이유가 되고 있다. 중국 등은 세계 기축통화이자 미국의 최대무기인 달러의 지위를 무너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고 그 방안 중 하나로 비트코인과 함께 금을 도구로 쓸 생각을 하고있는 것 같다. 필자는 1년 여 전부터 자산 중의 일부를 금에 투자하라고 했는데 지금 금값이 크게 올랐지만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금의 국제 시세에 비해 한국의 금값이 무려 20%나 비싸다는 것은 비정상이다. 조정을 거쳐서 국제 시세와 균형을 맞췄을 때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불안할 때는 금이 금값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