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전남일보에 보도된 60대 남성의 사례는 가족 간 소통 부족이 빚어낸 비극적 사건이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아버지 A씨는 직장을 그만두고 1년여간 집에서만 지내오던 아들과 다툼을 벌이던 과정에서 피해자인 아들을 흉기로 수차례 찌른 뒤 방치하면서,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한다. 앞서 4일에는 순천에서 ‘방 청소를 하고 살라’고 훈계하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상해를 입힌 2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어쩌면 사소한 다툼과 훈계에 격분해 자신이 낳은 자녀를,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게 상상할 수 없는 폭력을 휘두르는 극단적 세태가 안타깝다.
더 큰 문제는 범죄를 저지른 이를 일벌백계로 다스린다고 해서 이같은 범죄가 줄어들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가 비이성적 사고가 만든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경쟁과 효율이라는 물질만능주의에서 비롯된 사회구조적 병리 현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존·비속 살해나 상해를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한 대화 부족과 정서적 교류 소홀로 쌓인 갈등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갈등이 부른 비극이 사회적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년과 노인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우리 사회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이다.
저출산 고령화로 우리 사회는 사회적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계층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인성교육과 함께 가정에서의 소통과 공동체 인식을 넓혀가려는 사회적 관심을 높여야 한다. 공공복지 정책을 강화하는 것이 그 첫 걸음이다. 가족과의 관계단절이나 경제난에 따른 범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성을 잃어버린 우리 모두의 사회적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