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지 광주시의원 |
이러한 국가적 재난과 정치적 격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다시 일어설 것인가? 비극과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이는 실패와 시련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단순한 회복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 큰 성장을 이뤄내는 힘이다. 다행히 대한민국 국민들의 DNA에는 이 회복탄력성이 깊이 새겨져 있다. 우리는 전쟁과 독재, 경제·재난 위기를 겪으면서도 좌절하는 대신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1950년 6·25전쟁으로 대한민국은 초토화되었다. 국토의 80%가 파괴되었고, 경제적 기반은 무너졌다. 전쟁이 끝난 후 한국은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지만, 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전쟁의 상흔을 딛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며 산업화를 달성했고, 이후 반도체, 자동차, 조선업을 기반으로 세계 경제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경제 재건과 성장의 기회를 찾아낸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대한민국은 굴곡진 역사를 지나왔다. 군사독재와 민주주의의 억압 속에서도 국민들은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 1960년 4·19 혁명, 1980년 5·18 민주화운동, 1987년 6월 항쟁을 거치며 독재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특히 2016년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였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모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정권 퇴진을 이끌어냈고, 법치주의를 지키면서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 위기는 국민 주권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촛불혁명의 정신은 오늘날 내란수괴의 구속 기소를 만들어 냈다.
경제적으로도 대한민국은 수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는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기업들이 도산하고,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해 국민들은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를 계기로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이루었다. 재벌 개혁과 금융 시스템의 선진화가 진행되었고, 무엇보다 국민들은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국가 경제 회복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이후 IT·벤처 산업이 성장하며 대한민국 경제는 더욱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경제 위기를 단순히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한 대표적 사례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큰 혼란에 빠뜨렸을 때도, 대한민국은 달랐다. 빠른 진단키트 개발과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 운영,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역학조사 시스템 등을 통해 효과적인 방역 모델을 구축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협력하며 공동체 의식을 발휘했고, 대한민국의 대응은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위기를 계기로 디지털 경제가 더욱 성장했고, IT, 플랫폼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렇다.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닥뜨릴 때마다 더 강한 국가로 거듭나 여기까지 왔다. 전쟁 속에서 산업화를 이루었고, 독재의 억압을 넘어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으며, 경제 위기와 팬데믹을 극복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했다. 위기는 대한민국에게 있어 단순한 시련이 아니라, 더 높은 도약을 위한 기회였다. 필자는 근거 없는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루어낸 역사라는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확신한다.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회복탄력성은 지속될 것이다. 치유와 회복을 넘어, 다시 한 번 성장의 역사를 써내려갈 대한민국의 2025년을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