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빨간 넥타이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대심판정에 등장한 윤 대통령은 피청구인석에 앉아 변론 시작을 기다렸다.
탄핵소추된 대통령이 헌재에 직접 출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계엄 당시 비상입법기구 설치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다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게 계엄선포 후 계엄해제 결의를 위해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한 적 있나”라고 묻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국가 비상입법기구 관련 예산을 편성하라는 쪽지를 당시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줬는지 묻는 질문에는 “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날 변론에서 비상계엄 선포는 경고성이며, 포고령은 형식적일 뿐 실제 집행할 의사가 없었다고 밝혔다.
정치인 체포·사살 지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변론이 시작되자,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 본인께서 소추 사유에 대한 의견 진술을 희망한다면 발언 기회를 부여하겠다”며 윤 대통령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윤 대통령은 “제가 오늘 처음 출석해서 간단히 말하겠다”며 “여러 헌법 소송으로 업무가 과중하신데 저의 탄핵 사건으로 고생시켜서 재판관님께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철들고 난 이후로 지금까지 특히 공직생활을 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신념 하나를 확고히 갖고 살아온 사람”이라며 “헌법재판소도 헌법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만큼 재판관님들께서 여러모로 잘 살펴주시길 부탁드린다. 또 필요한 상황이 되거나 질문이 계시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은 1시간 43분만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 측은 앞으로 예정된 모든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23일, 오는 2월 4일과 6일, 11일, 13일 등 2월 중순까지 설 연휴를 제외하고 주2회 정도 변론기일을 잡아둔 상태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중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추가로 채택했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헌재에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재해 감사원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24명 이상의 증인신문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에서 “평의 결과 이 전 장관과 박 비서관 2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증인으로 채택된 비상계엄 관련자는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늘었다.
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