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검찰과 공수처로부터 여러 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며 장외 여론전을 펼쳤다. 결국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으며 경찰의 지원을 받아 체포를 시도했고, 대치 끝에 체포에 성공했다. 윤은 유혈사태를 막기 위함이라는 끝까지 치졸한 명분까지 세워가며 지저분한 말로를 보였다.
잘못 뽑은 대통령의 지난 2년 7개월의 임기를 돌아보며 사실은 꽤 여러 부분에서 암시가 존재했음을, 우리가 더 빨리 행동해야 했음을 통탄한다. 국민의 입을 막고 끌어내는 것을 보며,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를 봉쇄할 줄은 왜 몰랐을까. 측근과 무속만을 믿는 것을 확인하고도, 무속인을 요직에 기용할 것이란 상상을 왜 못했을까. 사람 하나 잘못 뽑아서 얼마나 많은 국민을 잃고 시간을 낭비했는가. 이제 바로잡고 그 잃은 모든 것들의 가치를 청산해야 한다. 이 마음을 잊지 않도록 단상을 적어본다.
먼저, 지금부터 쓰여지는 역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과정이 될 것이다.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무장한 계엄군을 투입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 인사들을 체포하고 구금하려 한 인물이 처벌을 받는 판례가 생기는 계기이다. 이러한 행위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범죄로, 국민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는 걸 정의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렇기에 헌법재판소는 더더욱 객관적인 논리에 입각한 명쾌한 판결을 해내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를 통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미국 독립을 이끈 토머스 제퍼슨은 “자유라는 나무는 때때로 애국자와 독재자의 피로 새롭게 해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경계와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앞으로 진짜 피를 기대해서야 되겠는가. 민주주의는 국민의 주권을 바탕으로 한 정치 체제이며, 법치주의는 법에 따라 공정하게 통치하는 체제라는 기본적인 원칙을,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든 독재와 폭정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의 뼈에 시국이라는 칼로 새겨두고 늘 인지해야 한다.
더 나아가 윤석열의 내란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잠재적 취약점을 확인한 사례로도 기억될 것이다. 비상계엄 선포, 무장병력 동원, 국회 봉쇄 등의 행위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는 것은, 독재 권력이 얼마나 쉽게 민주주의의 원칙을 무시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윤석열은 총을 든 다섯 살짜리 아이”라는 명태균의 말처럼 부족한 성품을 가지고 법을 다루는 자들이 모이면 얼마든지 법 위에서 군림할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줬다. 이제 국회는 할 수 있는 모든 노력과 방법을 동원해 방어선 구축과 재발 방지 법안 마련에 힘써야 한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국민이 노력했고 바통은 이제 정치 지도자들에게 넘겨졌다.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며 상처를 어루만지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상식적인 국정운영을 위한 정권 창출의 그림도 신속하고 선명하게 그려내야 한다.
2025년 1월 15일 10시 33분 마지막까지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보고 체포되는 행위를 보며, 자신에게 소중한 무언가가 있는 만큼 국민에게도 소중한 가족과 삶이 있음을 무시한 채 국정을 운영한 그에게 더 큰 환멸을 느낀다. 환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자신과 이해관계자를 위한 국정운영을 하는 정부에 증오를 느꼈다면, 이제 국민을 위한 국정운영을 할 정부를 세워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기로에 서있다. 지금 이 순간을 기점으로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한다면 언젠가 새로운 독재자가 빈자리를 노릴 것이다. 아직 응원봉을 내리기에 이르다. 대한민국은 반드시 더 정의로운 나라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