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 영산강유역환경청장 |
매일 아침 세수를 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날 출퇴근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한번 쯤은 떠올려 봤을 질문이다. 생활에서 발생하는 오염된 물과 분뇨, 빗물 등은 하수처리시설을 거쳐 하천과 바다로 다시 돌아간다.
물이 순환한다는 것은 ‘하수’를 어떻게 잘 처리할 수 있는지가 ‘건강한 물 환경’ 조성에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WASH보고서에서도 우리가 안전한 생활환경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하수도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기록적 폭우와 잦은 국지성 호우로 인한 도시 침수, 강우 시 하수관로 월류수, 미처리 하수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를 겪으며 우리는 일상에서도 하수도 정비 대책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하수도 시설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면서 최근 영산강유역환경청 관내의 하수도 보급률은 90.9%에 도달했다.
10년 전보다 6.6%나 높아졌지만 전남도 13개 시·군의 평균 보급률은 67.9%로 전국 평균인 95.1%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하수도 설치가 어려운 도서·연안지역과 농어촌 지역이 많이 위치하고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낮아 공공하수처리구역에 편입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지역 간 하수도 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고 공중위생을 확보하기 위해 하수처리시설을 확충하는데 꾸준히 힘써왔다.
농어촌 마을하수도 정비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과거에 소외되었던 지역에도 하수도 시설이 점차 증가했다. 그동안 공공하수도는 각 지역에서 발생한 오수와 빗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했지만 행정구역 단위로 이루어졌던 하수도 계획은 인근 지자체의 시설 여유용량과 유역 특성을 고려하지 못해 방류수역 수질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지역 경계를 넘어서는 유역 차원의 하수도 관리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12년에는 유역하수도정비계획을 제도화했다.
이는 시·군에서 수립하는 하수도 계획의 상위계획으로 영산강·섬진강 등 공공수역의 목표 수질을 달성하기 위한 생활계 오염원 저감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는 2013년부터 영산강 상류 지역을 시작으로 탐진강, 이사천 등이 위치한 남해서부까지 총 5개 단위유역(영산강 상·하류, 섬진강 하류, 서해남부, 남해서부)에 대해 20년 단위의 계획을 수립했다.
5년마다 사회적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하여 내용을 보완하고 있으며 올해는 섬진강 하류 및 남해서부, 영산강 상·하류 유역에 대한 변경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최근에는 수질개선을 위한 효율적인 하수도 설치·운영 방안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대책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번 변경 계획에는 도시침수 대응을 위한 하수관리 대책과 부지내 태양광 설비 등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계획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으며 노후화로 인해 관리에 어려움이 있는 소규모 시설을 통·폐합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유역 단위의 하수도 정비계획이 실현되면 기후위기 대응과 함께 효율적인 하수처리 운영으로 통합물관리에 기여하는 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안심하고 물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하수도 정비계획이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