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의 진가, 시큼한 매력의 전남 전통 발효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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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이슈
"발효의 진가, 시큼한 매력의 전남 전통 발효식초"
●세월이 빚어 낸 전남 발효식품의 게미진 맛 <10·끝>식초
전남산 매실·감·쌀·배 등 주재료 활용
현대 과학 발효 기술 접목 품질 향상
순천·곡성·고흥·장흥 등 고유 원료 반영
품질인증 강화 해외 시장 판로 개척
  • 입력 : 2024. 12.04(수) 17:59
  • 최동환·조진용 기자
곡성의 한 농가에서 사과 식초가 만들어지고 있다.전남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발효 방법을 기반으로 현대 과학 기술을 적용해 체계적인 식초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의 한 업체에서 시중에 판매중인 포도, 사과 발효식초. 전남에서는 지역별 특산물에 따라 다양한 발효식초가 만들어지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의 발효식초가 지역경제와 한국 발효식품 문화를 대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순천 매실, 곡성 단감, 고흥 유자, 장흥 표고버섯 등 전남 지역별 특산물을 활용한 발효식초들이 건강과 전통을 강조하며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 곳곳에서 장인들의 손길로 특산물을 활용한 발효식초들이 지속 발굴돼 국내 체험관광 활성화와 해외시장 개척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류·역사와 함께 성장한 발효식초

발효식초는 곡물, 과일 등의 원료를 초산균의 작용을 통해 발효시켜 만든 산성 조미료다.

인공첨가물 없이 자연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며 발효과정에서 원료에 포함된 당분이 알코올로 변화된 이후 초산으로 전환돼 독특한 신맛과 향을 띄게 된다.

주요 성분으로는 소화를 촉진하고 살균 작용을 하는 초산, 신맛과 향을 부여하는 유기산, 감칠맛을 더하고 건강에 유익한 도움 작용을 하는 아미노산 등이다.

발효식초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발전한 가장 오래된 발효식품 중 하나로 음식조미료, 보존제 등으로 사용돼 온 것으로 확인된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중국 등에서는 발효된 음료·곡물들이 초산균과 작용해 자연적으로 식초가 만들어졌다. 주로 곡물과 과일을 발효시켜 식초를 얻었으며 음식보존과 방부제로 사용됐다.

중국 주나라 기록에는 발효식초 제조법이 등장하며 건강을 위한 약용으로도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한국 발효식초의 기원은 삼국시대로 곡물, 과일, 발효주를 이용한 자연 발효 방식이 사용됐다. 중국과의 교류를 통해 초산 발효 기술이 전래됐으며 약용과 방부제로 식초가 활용되기 시작했다. 고려의학서 향약집성방 문헌에 ‘식초가 건강증진과 치료 목적으로 활용됐다’는 기록과 조선왕조실록 조리서 음식디미방에 식초를 활용한 음식조리법이 기록돼 있다.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다양한 원료와 발효기술이 접목된 식초들이 등장하고 있다.

전남에서는 자연환경에서 생산된 원재료 매실, 감, 쌀, 배 등이 주재료로 사용되며 품질을 높여나가고 있다. 전통적인 발효 방법을 기반으로 현대 과학 기술을 적용해 체계적인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첨가물이 없는 순수 발효식초는 소화개선, 체내 독소 제거 등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 지역특산물 따라 다양한 ‘식초’

전남에서는 지역 특산물에 따라 다양한 발효식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역별 발효식초 종류에는 △순천 매실식초 △곡성 감식초 △고흥 유자식초 △장흥 표고버섯식초 등이다.

순천의 매실 재배면적은 1500㏊로 한국 최대 매실 생산지 중 하나다. 올해는 지난해 9800톤에 비해 12.5% 증가한 1만1030톤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며 매실의 유기산을 통한 단맛과 신맛이 조화를 이뤄 건강 음료로 사용되고 있다.

곡성은 50㏊ 면적에서 단감 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으로 최근 태추·감풍 등 신품종 재배 면적을 확대하며 내년까지 재배면적을 50㏊ 더 넓혀나갈 계획이다. 발효과정에서 감의 당분이 초산으로 전환되면서 아미노산이 생성돼 감식초가 만들어지고 있다.

고흥은 전국 유자 생산량 60%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기준 1200㏊에서 8400톤이 생산될 정도로 유자 최대 생산지다. 유자식초는 비타민C 함량이 높아 건강식품으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장흥의 표고버섯 재배면적은 1100㏊, 연간 생산량 약 5000톤으로 전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주산지다.

표고버섯식초는 표고버섯의 독특한 향과 영양소를 통한 면역력 증진 효과로 건강 보조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 체험관광 연계·해외 판로 개척

지역마다 고유의 원료와 발효전통이 반영된 전남 발효식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품질 인증과 마케팅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역특산물 활용 품질 인증 강화를 통한 체험관광 연계로 해외 판로를 개척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귀정 국립농업과학원 박사는 “완도의 다시마, 보성 녹차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차별화된 발효식초 제품들을 지속 개발해 지역자원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확대해 소비자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며 “확보된 신뢰를 기반으로 지역축제와 연계한 요리대회 프로그램 등 소비자 참여 행사를 기획해 지역 관광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만의 발효식초 역사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마케팅 강화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현지화 전략과 국제인증을 확보로 한국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을 활용해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취재는 전라남도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최동환·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