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못 막은 응원열기…서스펜디드 선언에 "역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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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비도 못 막은 응원열기…서스펜디드 선언에 "역전 기대"
영화관·광장서 이색응원전 열려
거센 비에 경기지연…끝내 중단
6회초 무사 1,2루서 22일 재개
"한점 뒤졌지만 패하지 않을 것"
  • 입력 : 2024. 10.21(월) 23:31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일대에서 야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동구 불로동 CGV금남점에서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한국프로야구 전통 명문구단인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달빛시리즈’ 1차전이 펼쳐진 광주 곳곳에서는 거센 비도 식히지 못한 뜨거운 응원전이 펼쳐졌다. 6회초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천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가 선언됐지만, 팬들은 다음날 이어지는 경기에서 역전을 기대하며 귀갓길을 재촉했다.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을 30여분 앞둔 21일 오후 6시께 찾은 광주 동구 불로동의 한 영화관에는 빨간 모자와 유니폼을 맞춰 입은 야구팬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졌다.

광주지역 연고구단인 KIA타이거즈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한 타이거즈 팬들의 장외 응원전이 열린 것이다.

이날 경기 시작시간인 6시30분이 다가오자 상영관 내부는 타이거즈 팬들로 가득 찼고, 이들은 숨죽인 채 시리즈 개막 선언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께 시작된 거센 비로 경기 시작 여부가 불투명해지자 시민들은 양손을 모아 비가 그치기만을 기도하는 모습이었다.

대학생 박지영(22)씨는 “중간고사 기간이라 학교 시험을 마치고, 급하게 영화관으로 뛰어왔다”며 “비가 그치고 빨리 경기가 시작됐으면 좋겠다. 7년만에 열리는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를 볼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타이거즈의 승리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비가 서서히 그쳐지고, 오후 7시20분께 한국시리즈 개막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자 상영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KIA 선발투수 네일이 스트라이크를 잡을 때는 거센 환호가, 출루를 허용할 때는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상영관 스피커에서 큰 소리로 울려 퍼지는 관중들의 응원소리와 겹쳐 마치 경기장 복판에 위치해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21일 오후 KIA타이거즈와 삼성라이온즈의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가운데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일대에서 야외 응원전이 펼쳐졌다. 윤준명 기자
같은 날 찾은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도 야외응원전이 펼쳐졌다.

비바람이 부는 쌀쌀한 날씨도 타이거즈 팬들의 응원열기를 막을 수는 없었다. 팬들은 유니폼 위에 ‘타이거즈 가을 점퍼’와 외투를 겹겹이 껴입고, 푸드트럭에서 맥주와 간식을 사서 대형 스크린 앞에 자리를 잡았다.

KIA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팬들은 응원봉을 높이 들고 박자를 맞추며 큰 목소리로 응원가를 외쳤다. KIA 타자가 출루를 할 때마다 환호성과 함께 응원가 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네일이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도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응원봉을 연신 두드리며 경기에 몰입했고, 옆 테이블에 앉은 다른 일행과도 자연스럽게 어깨동무를 하기도 하는 등 한마음 한뜻으로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6회초 삼성라이온즈 김헌곤의 홈런으로 선제실점을 허용하는 순간 팬들은 머리를 감싸쥐었고, 호프집 내부에는 잠시 아쉬움이 가득한 한숨만이 흘러나왔지만, 이내 “괜찮다. 할 수 있다”며 의지를 다잡았다.

이후 다시 거센 비가 내려 오랜시간 경기가 중단됐음에도 팬들은 제자리를 지켰고, 오후 10시9분께 서스펜디드가 선언돼서야 아쉬움을 표하며 발걸음을 뗐다.

팬들은 이어지는 경기에서는 반드시 역전할 수 있다고 서로를 격려하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박준호(26)씨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져 긴장감이 가득한 상태로 오늘 경기를 지켜봤다. 찬스를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며 “한점을 뒤진 상태로 경기를 재개하게 됐지만, 절대 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분이 든다”고 확신했다.

김지현(33)씨도 “오랜만에 실전 경기를 치룬 선수들이 악천후가 겹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며 “경기가 재개됐을 때는 반드시 제 컨디션으로 정규시즌 1위의 위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역전을 기대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포스트시즌 서스펜디드가 선언됐다. 우천 중단된 1차전은 22일 오후 4시에 재개된다. 오후 4시 재개되는 KS 1차전이 오후 5시30분 이전에 종료되면 KS 2차전은 오후 6시30분 시작한다. 1차전이 오후 5시30분을 넘겨서 끝날 경우 경기 종료 후 1시간 뒤 2차전을 개시한다. 중단 시점에 맞춰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 상황부터 다시 경기가 시작된다. 22일에도 우천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서스펜디드 선언된 KS 1차전과 KS 2차전 모두 23일로 미뤄져 치러진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