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동백꽃 연인의 사랑’…오페라 최고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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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
최철의 오페라 오디세이>‘동백꽃 연인의 사랑’…오페라 최고 베스트셀러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파리 사교계 실존 여인 이야기 담아
사회속 이기적 통념의 진실 풀어내
‘축배의 노래’ 등 세계적 명곡 즐비
시립오페라단, 25~26일 공연 '주목'
  • 입력 : 2024. 10.10(목) 18:09
  • ◇공연문의 : 062-412-2502
‘라 트라비아타’ 2막 중 비올레타를 찾아온 제르몽이 그녀에게 알프레도와 헤어질 것을 부탁하는 장면. 비올레타역의 소프라노 박수연. 서재현 사진작가 제공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오페라 작곡가, 오페라의 왕이라 불리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1853>는 <리골레토>, <일 트로바토레>와 함께 그의 3대 오페라이다. 특히 <라 트라비아타>는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레퍼토리로 손꼽힌다.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Alexandre Dumas (fils), 1824-1895)의 소설 ‘동백꽃 아가씨-La Dame aux camelias’를 1853년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이탈리아 대본에 베르디가 곡을 써서 완성하였다. 사교계의 매력적인 여인, 실존 인물 마리 뒤플레스(Marie Duplessis)의 이야기로 당시 프랑스 사회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사회 안에 자리 잡은 이기적 통념의 진실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는 내용으로 베르디가 찾던 ‘진실’에 대한 갈망을 풀어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라 트라비아타’ 3막 중 죽음을 앞둔 비올레타가 제르몽의 편지를 읽고 있는 장면. 소프라노 박수연 공연 실황. 서재연 사진작가 제공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1막의 ‘축배의 노래-Brindisi’는 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명곡이기도 하다. 필자는 중·고등학교 시절 음악 시간에 익힌 ‘축배의 노래’ 몇 마디의 멜로디를 흥얼거렸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SNS와 영화나 드라마, TV 광고 음악으로 자주 만나며, 다양한 연주회에서 가장 많이 재연되는 곡으로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곡이기도 하다. 또한, 주인공 비올레타가 부르는 ‘언제나 자유롭게-Sempre libera’와 남자 주인공 알프레도의 아버지, 바리톤 역의 죠르쥬 제르몽의 아리아 ‘프로벤차 고향의 하늘과 땅을 너는 기억하니-Di Provenza il mar, il suol’ 역시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명곡 아리아다. 주옥같은 아리아가 즐비하고, 대본이나 작품의 완성도 측면에서 베르디의 작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진 <라 트라비아타>는 전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오페라계의 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다.

‘라 트라비아타’ 3막 중 죽음을 앞둔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행복했던 과거를 회상하며 이중창을 부르는 장면. 비올레타역의 박수연. 서재현 사진작가 제공
오페라계의 영원한 베스트셀러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여주인공 비올레타 역으로 누가 무대에 오르는가는 오페라계의 핫이슈 중 하나이다. 비올레타는 여타 오페라와 달리 여주인공이 전막에 걸쳐 화려한 음색으로 극고음까지 소화해 내야 하며, 3막에서는 처절한 여인의 한탄을 묵직한 음성으로 토해내야 해서 화려한 콜로라투라 음성과 리릭컬한 음성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하는 극강의 테크닉이 필요하다.

소프라노 역의 비올레타는 화려함과 풍성함 그리고 더불어 감미로움 역시 지녀야 하므로 이에 도전하는 가수는 소리뿐만 아니라 최고의 기량과 연기 능력을 지녀야 한다. 비올레타 역의 성공은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인정을 받는 것으로 이는 출연하는 소프라노에게 부와 명예를 안겨주는 최고의 영예와 같은 왕관이라 할 수 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모포, 조안 서덜랜드, 마리아 칼라스, 안토니에타 스텔라 등의 대표적인 레퍼토리에 <라 트라비아타>를 빼놓을 수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또한 비올레타와 함께할 알프레도 역의 테너들 역시 주목받는다. 조안 서덜랜드와 함께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라던지 로베르토 알라냐, 쥬세페 디 스테파노 등이 최고의 알프레도로 알려져 있다. 감미롭고 경쾌하며 강렬함까지 소화해 내야 하는 밝은 음성의 테너들이 함께하며 아리아 ‘불타는 나의 마음-De‘ miei bollenti Spiriti’를 비롯하여 ‘축배의 노래’,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 ‘사랑하는 이여 파리를 떠나서’ 등의 감미롭고 화려한 이중창을 비올레타와 함께 소화해 내야 한다.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프로벤차 고향의 하늘과 땅을 너는 기억하니-Di Provenza il mar, il suol’는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바리톤 아리아이다. 중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축배의 노래’와 함께 실린 곡으로 주요 선율을 들어보면 금세 우리는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2막에서 테너역 알프레도 제르몽의 아버지인 죠르쥬 제르몽이 부르는 아리아로 비올레타가 남긴 이별의 편지를 읽고 괴로워하며 분노하는 아들 알프레도를 보며 부르는 곡이다. 아들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그에게 가족과 아름다운 고향의 자연을 이야기하며 아들의 슬픈 마음을 다독이는 장면을 이 아리아와 함께 볼 수 있다. 따뜻한 아버지의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며 바리톤 가수에게는 주요 레퍼토리로 손꼽히는 곡이기도 하다.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의 파티 장면. 위키피디아 제공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명제가 항상 뒤따른다. 사랑을 앞에 두고 갈등하는 여주인공의 복잡한 심경과 사랑을 선택하지만 이후 사랑을 위해 헤어짐을 결정하는 장면, 그리고 남주인공 알프레도의 오해와 그가 가진 화류계 여성을 향한 편견의 장면에 담긴 음악은 대비와 긴장을 걸치며 폭발하고 있다. 어찌 보면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 전개를 원작보다 핵심적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야 하는 오페라에서 명불허전 대본가 프란체스코 마리아 피아베의 노련함과 세련됨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베르디는 이 모든 것을 진두지휘하며 가수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화려함, 그리고 합창과의 적절한 조화와 대비되는 강렬함까지 기가 막힌 오케스트라와 성악의 향연을 이루었다. 이 작품은 합창과 발레가 함께 하는데 아름다운 음악뿐만 아니라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기도 하다. 프랑스 상류사회의 화려한 파티 장면과 여기에 곁들어진 집시들과 투우사들의 군무는 이 작품의 풍성함을 더하고 있다.

당시 보수적인 시대에 이 작품이 등장하자마자 관객들은 못마땅해 하였다고 한다. 당시 경제권을 쥐고 있던 남성 관객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비추는 것 같아서 이러한 소재를 오페라로 등장시킨 베르디를 비난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파리 사교계를 격렬히 비판한 이 작품으로 인해 프랑스인들 역시 비난의 대열에 동참했다. 이러한 반발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탄탄한 스토리와 여기에 곁들어진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뛰어난 베르디의 음악 덕분에 전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오페라 베스트셀러로 현대까지 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광주시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공연 포스터
베르디의 명작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오랜만에 이 지역 광주에서도 볼 수 있다. 광주시립오페라단이 제작한 이번 <라 트라비아타>는 대구 국제오페라 축제 초청작으로 오는 10월 25일, 26일 광주 예술의 전당 대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 작품을 위해 150여 명의 국내외 최고 연주자 중 오디션을 통하여 뽑힌 최고의 성악가들과 유럽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독일 음악협회로부터 ‘미래의 거장’으로 선정된 오스나부르크 상임 지휘자 송안훈이 지휘를, 대한민국의 오페라계를 이끄는 거장 이경재가 연출을 맡았다. 특히 4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비올레타로 광주에서 프리마돈나로 데뷔하는 두 소프라노의 무대가 기대된다. 상반된 느낌이 드는 두 소프라노의 다른 두 무대를 함께 비교 감상하는 것도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색다른 <라 트라비아타>를 즐기는 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광주시립오페라단 예술감독·문화학박사



추천 명곡 : 축배의 노래(Brindisi)-Juan Diego Florez(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2018공연 실황)

◇베르디 <라 트라비아타> 1막 중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함께 부르는 ‘축배의 노래(Brindisi)’는 이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이다. 비올레타와 그녀를 남몰래 흠모해온 청년 알프레도가 파티에서 처음 만나 함께 부르는 곡으로 국가 경축 행사나 TV 음악회에 자주 등장하는 노래다. 젊음을 즐기자! 청춘의 피가 끓어오르는 동안 삶의 쾌락을 즐기자는 퇴폐적인 내용으로 볼 수 있다. 이 파티는 정상적인 파티가 아니라 파리 상류사회 남자들이 모여 밤새워 노는 일종의 ‘기생 파티’라 할 수 있지만 경쾌하고 활달한 음악은 많은 이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클래식 명곡 명연주, 이용숙 인용)



광주시립오페라단 제17회 정기연주회·대구 국제오페라 축제 폐막작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2024년 10월 25일 오후 7시 30분, 10월 26일 오후 3시 : 광주 예술의전당 대극장

◇2024년 11월 1일 오후 7시 30분, 11월 2일 오후 3시 : 대구 오페라하우스
◇공연문의 : 062-412-2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