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김윤호가 지난 2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1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김윤호는 지난 22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31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이날 경기에 17세 4개월 17일의 나이로 나선 김윤호는 K리그1 최연소 출전의 주인공이 됐으나 팀은 0-2로 패배, 파이널A 진출이 좌절되며 아쉬움을 안았다.
그는 이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프로 데뷔전에서 팀이 승리했으면 좋았을 텐데 패배한 부분이 가장 아쉽다”며 “개인적으로도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많이 아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윤호의 출전 시간을 활약 여부에 따르겠다고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김윤호는 전반 26분 요시오 카이나를 상대로 프리킥을 얻어낸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며 29분 만에 데뷔전을 마쳤다.
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하지만 이제는 프로 선수다. 프로 선수다운 플레이를 해야 한다”며 “정말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고 칭찬하고 싶은 생각이 하나도 없었다.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강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김윤호 역시 “아무것도 안 보였던 것 같다. 잘한 것이 전혀 없었다”며 “팀의 결과도 좋지 못했고, 제 자신에게도 너무 많은 실망을 했다. 29분 동안 프리킥을 얻어냈던 장면 외에는 모두 안 좋게 생각하고, 절대 잘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자책했다.
자책 가득한 답변을 내놨지만 김윤호는 이제 막 프로 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선수다. 이날 함께 그라운드를 누빈 22세 이하 자원 정지훈을 비롯해 안혁주와 문민서 등 역시 이러한 과정을 모두 거쳐왔다.
김윤호는 “준프로 계약을 맺고 한 달 반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며 “프로 팀에서 훈련을 하면서 이정효 감독님 밑에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축구를 배운 것 같다”고 되짚었다.
김윤호 역시 이 감독의 질책이 발전을 위한 따끔한 조언임을 아는 만큼 더욱 성장하겠다는 각오다. 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김윤호를 강하게 질책했지만 교체돼 나올 때는 조용히 머리를 쓰다듬으며 수고했다는 격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전술적으로 적응하지 못했었는데 초반보다 발전한 것 같다.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고 더 좋은 축구를 알게 된 것 같다”며 “이번 경기에서도 ‘자신감 있게 해라’, ‘잘하려고 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형들이 뒤에서 받쳐주니까 자신감 잃지 말고 부딪혀라’라고 하셨는데 교체되면서 제 자신에게 기분이 안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김윤호의 시선은 광주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주축 자원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이후에는 해외 진출이라는 더 큰 꿈도 품고 있다. 마침 광주에서는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이적한 엄지성이라는 사례도 나왔다.
김윤호는 “많이 혼나고 반성도 해야 한다. 감독님의 지적을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 금호고 선배인 (엄)지성이 형이 최근 광주에서 유럽 무대로 진출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에 롤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