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꼼꼼히 살펴 복원하고
그 지도 속 현장 답사에 나섰다.
그중의 하나가 중앙아시아의 ‘아랄해’다.
‘강리도’에는 그 어디에도 국경선이 존재하지 않는
열린 세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오늘날 이 바다와 같은 호수는 실크로드의 선상에서
우즈벡과 카자흐 두 나라에 걸쳐있다.
우즈벡 서북쪽의 변방 ‘무이 낰(Mo′ynoq)‘이다.
그 지도 속의 호수는 간데없고
‘삭사울’이라는 가시풀만 자라는 사막 속에서
배들의 무덤만이 아랄해의 오늘을 말해주고 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호수를 떠다녔던 그 배들이겠지만
지금은 유물이 되어가고
‘우주관광비행선’이라도 되는 양
어느 행성에 불시착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이 거대한 호수가 말라서 사막이 되어버린 것은
우리 인간들의 욕망 때문이다.
이 호수의 원천인 ‘시르다리야’와 ‘아무다리야’ 강물을
다른 곳으로 빼돌린 것에서 비롯되어 이곳의 특산인
철갑상어는 이제 전설이 되고 말았다.
수백 년 전에도 우리 선조들이 인지하고 있었던 이 아랄해.
오늘날 지구 환경파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곳.
복원을 위해 UN에서조차 팔을 걷고 나섰지만
과연 저 배들을 다시 호수로 돌려보낼 수 있을 것인가.
사막으로 가고 만 배들의 슬픈 노래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