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올해 5·18기념행사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강주비 기자 |
청년·청소년이 주체가 돼 5·18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시민 참여 행사도 대폭 확대된다. 시민사회단체와 갈등을 빚었던 5·18 공법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도 행사에 참여키로 해 이번 행사가 오월 단체 신뢰 회복의 초석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민이 함께하는 전야행사
30일 제44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행사위)는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올해 5·18기념행사 추진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5·18기념행사는 ‘모두의 오월, 하나되는 오월’이라는 슬로건 아래 전야행사, 청년PM, 청소년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5월17일 전야행사는 ‘해방광주(시민참여난장)’로 막을 올린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옛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 및 금남로 일대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다채로운 체험, 전시, 공연이 진행된다.
오후 5시부터는 풍물굿 ‘오월길맞이’와 80년 5월 가두행진을 재현하는 ‘민주평화대행진’이 광주공원, 북동성당 등 광주 전역에서 시작된다.
이들이 오후 6시께 금남로로 행진해 들어오면 오후 7시 전야제가 본격 진행된다.
전야제에 앞서 오후 6시30분에는 제주4·3, 여순항쟁, 세월호 참사 등 피해자들이 ‘광주선언, 2024’를 통해 사회적 소수·약자와 연대하고 오월의 가치를 실천하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전야제는 그동안 하나의 주무대를 중심으로 공연을 펼쳤던 획일화된 방식에서 벗어나, 금남로에 10개의 마당과 3개의 무대를 설치하고 시민이 공연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배우와 관객 간 쌍방향 소통을 도모한다.
●미래세대 주도 사업 신설
올해 5·18기념행사의 핵심 사업으로 ‘청년PM(Project Manager)’과 ‘청소년사업’이 신설된 점도 눈에 띈다. 청년·청소년이 주체가 돼 직접 5·18행사를 기획·참여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청년PM 사업의 경우 공모를 통해 선정된 김꽃비 PM이 ‘모두를 위한 오월공론장 만들기 프로젝트(Everything, May, All At Once)’를 선보인다. 김꽃비 PM은 기획콘텐츠와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의 오월 이야기를 전달하는 ‘온라인 웹진’을 발행하고, ‘작지만 소란한 공론장’이라는 이름의 소규모 오프라인 공론장을 만들어 청년들의 다양한 담론을 한자리에 모은다는 계획이다.
지역 청소년들도 청소년사업단을 구성해 영상 시청에만 국한된 학교 안의 오월 계기 교육을 벗어나 사적지 탐방 등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실행한다.
두 사업은 과거 일회성에 그쳤던 5·18기념행사의 한계점을 보완해 오는 8월까지 지속 추진된다.
●공법3단체 참여 ‘신뢰 회복’
지난해 특전사동지회와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추진해 시민사회단체와 갈등을 겪던 5·18 공법3단체도 이번 5·18기념행사에 참여하기로 했다. 행사위 역시 5·18 공법3단체가 주관하는 추모제, 민주기사의 날, 부활제 등 행사에 협력한다. 다만, 5·18 공법3단체의 행사위 가입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행사위는 “행사위가 5·18 공법3단체에 요구했던 것은 ‘대국민 공동선언 폐기’였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는 없어 아쉽다는 내부 의견이 있다”면서도 “올해 슬로건에 맞게 ‘하나되는 오월’을 위해 조만간 5·18 공법3단체와 간담회를 갖고 갈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5·18 공법3단체는 입장문을 내고 “시민께 심려를 끼쳤던 지난 일들에 대해 마음 깊이 유감을 표시한다”며 “제44주년 기념행사부터 시민사회와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5·18 공법3단체는 지난 30여년 동안 행사위 주요 참가 단체로서 시민단체와 함께 5·18기념행사의 방향을 함께 논의해 왔으나, 지난해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일방 추진해 행사위에서 제명당했
다.
강주비 기자 jubi.ka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