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사설>목포해양대 통합안, 전통·가치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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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사설>목포해양대 통합안, 전통·가치 살려야
대학 미래 외부에서 해결 안 돼
  • 입력 : 2024. 02.28(수) 17:08
목포해양대가 미래생존전략으로 인천대와 통합을 추진한다는 소식이다. 인구 감소로 성장이 정체된 지방대의 변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치밀한 성장전략에 대한 고심 없이 단지 수도권 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수동적 선택은 동의하기 어렵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지만,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외면하고 쉬운 길을 가겠다는 목포해양대 구성원들의 선택이 아쉽다.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의 통합은 교육과 연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고 지방대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는 의미도 크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이고 외형적인 이익일 뿐이다. 되레 목포해양대가 지금까지 추구해 왔던 교육방향과 독립성을 상실해 그동안의 전통을 훼손시키는 것은 큰 손실이다. 지역 사회에 대한 대학의 기여도를 줄이고, 교육의 다양성도 감소시킨다. 이질적 대학간 관리와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것도 문제다. 철학 없는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기보다 역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감안해야 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수도권 대학과 통합은 법적·현실적으로 불가한 사항”이라며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방안으로 혁신의 적기를 놓치거나 지역민과 괴리가 생기는 일은 국가와 지역, 대학 모두의 불행.”이라고 했다. 박홍률 목포시장과 목포지역 전남도의원들도 ‘국립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저버리는 일’이라며 철회를 호소하고 있다. 목포대와 함께 준비했던 글로컬대학30에 미칠 악영향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목포해양대는 해양 특성화 대학으로, 대학 구성원뿐 아니라 오랜 지역의 자부심이었다. 해양공학과 해사운송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춰 굳이 수도권 대학과 연계하지 않고도 자생할 수 있다. 지난 70여 년, 전남과 함께 성장해 온 대학의 가치와 전통도 무시할 수 없다. 해양대 구성원의 균형 잡힌 결정을 촉구한다. 대학의 미래는 외부에 맡긴다고 해결할 수 없다. 전통과 가치를 살리려는 목포해양대 구성원의 당당한 선택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