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취재수첩>효버지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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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전남일보]취재수첩>효버지의 교훈
한규빈 취재2부 기자
  • 입력 : 2024. 02.06(화) 15:57
한규빈 기자
스포츠 지도자 또는 선수들의 발언에서 때때로 명언이 탄생하는 경우가 있다. 무하마드 알리의 ‘믿음이 부족하기에 사람들은 도전을 두려워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베이브 루스의 ‘포기하지 않는 자를 이기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등 명언이 팬들에 사랑받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최희암 전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 감독이 선수들에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 봤나.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고 했던 꾸중이 팬 서비스와 관련된 명언으로 사랑받고 있다.

당시 연세대 사령탑이던 최 전 감독은 농구대잔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상민과 문경은, 우지원, 서장훈 등 황금 세대들에 거만해지지 말고 학생 본분을 지키라는 의미에서 이 같은 말을 자주 했다.

지도자 또는 선수 명언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가까운 곳에도 교훈을 일깨워주는 감독이 있다. 부임 3년 차 광주FC ‘효버지’ 이정효 감독이 그 주인공.

이 감독은 인터뷰에서 광주시민과 팬들을 앞세운다. 그는 “광주시민과 팬들에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공격적인 축구를 하겠다. 골을 넣어야 한다”며 주도적인 축구와 공격축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이 감독이 지난 5일 전지훈련지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했던 말이 기자에게는 명언으로 다가왔다. 운동선수 인생 이야기였지만 모두의 인생에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 감독은 ‘광주FC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는데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제가 바라는 바와 선수들에 기대하는 바가 외부 시선보다 더 크다. 부담감보다 기대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저도 많이 부족하기에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노력한다”며 “경기뿐 아니라 인터뷰도 분석한다. 논란이 된 답변에 대해 생각하고 답변에 대해 고민도 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울림은 외국인 선수 영입에 대한 답변이다. 빅톨과 가브리엘, 포포비치 등 외인 구성 평가 요청에 “선수에 대해 육성이라는 단어를 안 썼으면 좋겠다”며 “베테랑이건 신인이건 운동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우문현답을 했다.

답변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운동선수는 베테랑이건 신인이건 은퇴할 때까지 성장해야 한다는 말, 기자에게는 70~80대는 물론 10~20대들도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는 말로 들렸다. 이 감독의 답변이 ‘전설의 명언’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