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광주FC>광주FC, 전훈 놓고 우왕좌왕 시작부터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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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전남일보]광주FC>광주FC, 전훈 놓고 우왕좌왕 시작부터 ‘삐걱’
日 가고시마·오키나와 불발
2차 전지훈련 장소 미정
제주 유력… 연습경기 난항
이정효 감독도 구단 비판
“감독 총대 지우는 무책임”
  • 입력 : 2024. 01.02(화) 17:36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광주FC 선수단이 지난해 1월 태국 치앙라이에서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뒤 2023시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2024년 창단 첫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는 광주FC가 시작부터 우왕좌왕하며 삐걱거리고 있다. 오는 3일 태국 치앙마이로 떠나 체력과 전술 등 훈련을 위주로 1차 전지훈련에 돌입하는데 정작 실전을 대비해야 할 2차 전지훈련은 윤곽조차 잡지 못했다. 이정효 감독은 구단의 안이한 행정에 대한 작심 비판도 서슴치 않았다.

광주FC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단이 오는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31일까지 1차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광주 선수단은 1차 전지훈련에서 체력과 전술 등 새 시즌 기틀을 다질 예정이다.

1차 전지훈련을 마친 뒤 한국으로 돌아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차 전지훈련을 떠난다. 훈련 위주인 1차와 달리 2차 전지훈련은 연습경기 등 실전 위주로 치러지는데 아직 이 일정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당초 광주 선수단의 2차 전지훈련지는 일본 가고시마가 유력했다. 지난해 9월 전면적인 인사이동 이후 오키나와로 갑작스럽게 방향을 틀었고 이 사이 가고시마에는 대전하나시티즌이 둥지를 틀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키나와도 불발됐다. 평균 기온이 높은 오키나와는 2월이면 축구 팀들은 개막 준비를 위해 철수하고 야구 팀들이 발을 들이는 시기이기 때문에 연습 경기 상대를 찾지 못했다.

가고시마와 오키나와가 불발되면서 급히 미야자키와 구마모토 등 타 지역을 알아봤으나 이마저 성사되지 못했다. 이미 시기가 늦어진 만큼 숙소와 연습경기 상대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결국 광주 구단은 국내로 방향을 돌려 제주로 장소를 확정하고 연습경기 상대를 찾고 있다. 이마저도 김은중 신임 감독을 선임한 수원FC가 제주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전지훈련지를 바꾸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여름까지 이뤄져야 하는 전지훈련지 확정이 늦춰지면서 연습경기 상대를 찾는 것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6경기 정도를 치르는데 같은 리그끼리는 맞대결을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고, 이 시기에 제주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프로 팀 자체가 적다. 결국 K3·K4리그, 대학리그 팀들과 평가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지난해 9월3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강하게 질책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런 상황에 이정효 감독도 답답함을 호소했다. 새 시즌 우승 트로피를 목표로 빠른 선수단 구성과 원활한 훈련을 위해 빠르게 재계약을 합의했던 만큼 실망감도 더 크게 드러났다.

이 감독은 “원활한 전지훈련을 위해 빠르게 일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는데 뭐 때문에 미뤘는지 잘 모르겠다. 안타깝다”며 “1차에서 체력과 전술 등 기틀을 다진 뒤 2차에서 연습경기를 뛸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확정 단계였던 가고시마를 거르고 오키나와를 가려고 했던 건 선수운영팀에서 먼저 이야기해서였다. 그런데 일본 팀들이 우리랑 경기를 안 한다고 했다고 한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일본 팀들한테 전화해서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 내부 상황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내놨다. 전지훈련뿐 아니라 전용 연습구장 재조성과 선수단 재계약 및 영입 등에 대해 감독에게 떠맡기는 것이 아닌 책임감을 주문했다.

이 감독은 “2차 전지훈련지가 이제 막 제주로 결정 났으니 연습경기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제가 직접 잡아야 해서 장기봉 스카우터가 고생하고 있다”며 “결국 제가 다 감당해야 한다. 구단은 저만 바라보고 저한테 다 맡기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또 “인사이동 후에 선수운영팀은 마비 상태였다. 구단주나 대표이사는 소통이 되는데 사무처랑은 안됐다. 계속 문제가 생겨 구단에 지금 선수운영팀과는 일을 못하겠다고 얘기했다”며 “마케팅팀으로 갔던 직원이 다시 합류해서 일을 도와주고 있는데 그나마 다행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제주도 어렵다고 해서 코치들하고 남해에 직접 내려가 운동장을 알아볼 정도였다”며 “재계약할 때 ‘맨땅에 헤딩하고 싶지 않다. 올해는 총대 안 메고 축구만 해서 실력으로 입증하고 싶다’고 했다. 구단 행정도 개선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