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A(19)씨는 전날 오후 동구 금남로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2만 8000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혐의로 체포됐다. 지구대 경찰이 A씨를 순찰차에 태워 경찰서로 데려왔는데, A씨는 차에서 내린 직후 경찰관의 얼굴을 가격하고 도주했다. 수갑을 채우지 않은 안이한 조치가 도주의 빌미를 제공했다. 현행범을 놓친 경찰이 부랴부랴 지문채취를 통해 3시간여 만에 A씨를 체포한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A씨가 검거되면서 일단락됐지만 광주에서 범인 도주 사건이 발생한 건 올해만 세 번째다. 지난 6월에는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붙잡힌 베트남 국적 불법체류 외국인 10명이 경찰지구대에서 집단 탈주극을 벌였다. 이들은 지구대 회의실에서 조사를 기다리다 20㎝ 남짓 벌어지는 창틈으로 빠져나갔다. 지구대 창문에 쇠창살도 감시인원도 없었다. 지난 9월에는 광주 북구 한 숙박업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붙잡힌 20대 B씨가 지구대로 향하는 도중에 도주하기도 했다. 그는 동행 중이던 경찰관에게 ‘전화 통화를 하겠다’고 핑계를 대며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주택가 담을 넘어 달아났다.
이처럼 경찰의 안일한 대응이 범죄자의 도주를 가능케 한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다. 3건 모두 도주범들을 신속하게 검거되면서 다행이지만 불법 체류자 등 거주지가 명확하지 않은 인물이었다면 다시 체포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재검거를 위해 경찰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됐다. 특히 탈주범을 신속히 검거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범죄의 발생가능성도 크다. 그렇기에 공권력은 범죄 앞에 무사안일한 행태를 보여선 안 된다. 재발 방지는 공권력의 기강을 확립하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