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광주광역시는 가장 먼저 포럼을 개최하고 전략을 구체화하며 유치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광주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우며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광주의 유치 논리는 분명하다. 첫째, 광주는 이미 25년 전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유치를 준비해온 도시다.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적이고 축적된 노력의 결과가 지금의 조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세계 5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광주비엔날레와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라는 상징성과 역량은 광주만의 독보적 자산이다. 미디어아트 분야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영역이기도 하다. 광주는 상대적으로 덜 조명해온 미디어아트 분야를 보완할 최적의 후보다.
셋째, 광주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함께 문화 창·제작, 전시, 마케팅을 연결하는 ‘문화 가치사슬’을 완성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다. 단순한 미술관 유치가 아니라 국가 문화생태계의 거점 완성이라는 구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광주가 배출한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역사성과 지역 미술계의 지속적 역량도 분관 유치의 타당성을 높인다. 박물관과 미술관의 지역 분산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수도권에 모든 것이 몰려있는 일극화 시대, 서울과 경기 등에 집중된 문화 향유 기회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이다.
정부는 유치지를 결정할 때 단순한 시설 여건이나 자치단체의 열의만 볼 것이 아니라, 콘텐츠의 차별성과 지속 가능성, 그리고 문화정책의 전략적 연계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광주는 가장 앞서 있고, 가장 적합하며, 유일하게 전략적 타당성을 갖춘 도시다. 국립현대미술관 분관은 광주에 들어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