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쿠바 등 해외 활동 미서훈 유공자 40여명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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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쿠바 등 해외 활동 미서훈 유공자 40여명 발굴
  • 입력 : 2023. 11.19(일) 16:34
  • 김혜인 기자
일제강점기 쿠바 등 해외 활동 미서훈 유공자 40여명 발굴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재기 교수 연구팀은 지난 17일 일제강점기 멕시코·쿠바 등지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특별후원금 등 독립자금 모금 공로가 인정되지만 서훈이 전수되지 않았거나 서훈 추서가 안 된 유공자 40여 명을 발굴했다고 19일 밝혔다.

2023년 전남대학교 연구년 학술연구비 지원을 받아 펼친 멕시코·쿠바의 현지 조사의 성과다.

1905년 멕시코 등지로 노동 이민을 간 한인들은 1909년 대한인국민회 멕시코지방회를 결성, 인구세·의무금·의연금 등 각종 독립자금을 모았다.

이들 중 300여명은 1921년 쿠바 사탕수수 농장으로 재이주,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를 결정하고 독립운동 자금을 냈다.

1930년 광주학생독립운동 소식이 멕시코·쿠바에까지 알려지자 지지대회와 특별후원금 모금운동을 벌였다. 모금 운동에는 300여명이 300달러를 모아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대한인국민회총회에 보내기도 했다.

이후에도 이들은 해방 될 때까지 각종 독립자금을 거둬 전달했다. 이 같이 독립운동에 기여한 공로로 멕시코 이주 한인 60여 명, 쿠바 한인 40여 명이 한국 정부의 서훈에 추서됐다.

그러나 서훈이 실제 전수된 유공자는 30명 안팎이며, 공로가 있지만 서훈 추서조차 받지 못한 이도 200여 명에 이른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쿠바 이주 한인이었던 미서훈자 박희성 선생이 광주학생독립운동 후원금 등 100여 건의 독립자금을 낸 기록을 신한민보에서 찾을 수 있었다.

아직 현지에 사는 그의 후손은 100년 동안 할아버지의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 회원증을 간직하고 있었다.

해남 출신 주한옥 선생의 큰 딸로 쿠바 하바나에 거주하는 알레한드리나 주(주미엽·101)씨가 8살일 당시 아버지·오빠 등과 함께 광주학생독립운동 특별후원금을 냈다는 기록이 있지만 서훈을 받지 못했다.

주씨의 아버지 주한옥 선생 역시 100여 차례 독립운동자금을 냈지만 아직까지 서훈 추서가 안 돼 있다.

연구팀은 멕시코 내 메리다·멕시코시티 등지에서 서훈에 추서됐지만 아직 전달되지 못한 유공자를 발굴, 그들의 흔적과 후손을 찾아냈다.

서훈에 추서된 순국선열·애국지사들의 묘는 후손들이 동의하면 대전현충원 등 국립묘지로 안장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멕시코·쿠바 한인 독립운동 유공 서훈자 중 임천택 선생(건국훈장 애국장)만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돼 있다.

김 교수는 “국가보훈부가 멕시코와 쿠바의 서훈 미전수자·미서훈자의 후손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특히 미서훈자의 후손들이 한국어로 된 서류를 준비해 보훈부에 제출해야 해 실제 서훈 추서까지는 어려움이 있다”며 “공적을 갖고 있는 보훈부가 일괄 추서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라고 주장했다.

또 “독립운동 유공자로 서훈 받은 분은 국립 현충원에 안장, 예우하도록 법률에 규정돼 있다. 멕시코와 쿠바의 알 수 없는 묘지에 방치 상태에 있는 애국지사들의 묘지를 찾아서 관리해야 한다. 후손들이 동의한다면 현충원에 안장해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