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전일초대석>“어린이문화원 콘텐츠 개발, ACC 동반 성장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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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초대석
[전남일보]전일초대석>“어린이문화원 콘텐츠 개발, ACC 동반 성장의 길”
취임 2년차 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사장
신생기관 조직 안정화·전당 협력체계 강화
ACC시민오케스트라 선발 인원 대폭 확대
브랜드 ‘DLAC 들락’ 디자인비엔날레 출품
‘파크먼트 광주’ ACC 광장 유동인가 증가
  • 입력 : 2023. 09.24(일) 17:44
  •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
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F) 초대 사장이 향후 재단의 운영 방향과 포부 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양배 기자
 김선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ACCF) 초대사장이 취임 2년차에 접어들면서 경영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신생기관인 ACC재단의 정체성을 확립, 조직 안정화, 지역사회와 소통 강화 등에 주력했다. ACC 창제작 콘텐츠 국내외 유통, 자체 브랜드 개발, ACC 광장 활성화 및 유동인구 증가 등 여러 괄목한 만한 성과가 눈에 띈다. 향후 재단의 운영 방향과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초대 사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낄 새도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을 것 같은데 그동안 소회는.

 △취임 2년 차라는 말이 실감나지 않을 정도로 바쁜 일상을 보냈다. 신생기관으로서 조직을 안정화하고 독립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신이었던 아시아문화원의 그림자가 남아있는 상태고, 전당과의 관계성 정립에 있어서도 대중에게 인식을 전환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ACC재단은 스스로 빛을 내는 것 보다는 발광체인 전당의 역할을 통해 전당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ACC의 콘텐츠를 유통하고, 문화상품개발과 편의시설운영, 대중화사업을 통해 전당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무엇보다 어린이·가족들의 눈높이에 맞는 어린이문화원 콘텐츠를 개발하고 브랜드화 하는 것 등이 결과적으로 전당을 활성화하고 동반 성장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ACC재단의 대표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ACC시민오케스라다. 오는 10월 올해 활동을 마무리 짓고 10월 21일 연주회를 앞두고 있다. 올해 모집 인원을 170명으로 대폭 확대하고 성인 대상이었던 나이 제한도 없앴는데.

 △시민들이 단순히 문화예술을 향유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개인 모두가 문화예술인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초대 ACC시민오케스라를 만들었다.광주는 특히 민주, 인권, 평화를 상징하는 도시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기존보다 2배 이상 많은 인원을 선발했고,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 위해 참여 연령을 대폭 낮췄다. 최종 목표는 ‘5·18민주화운동’ 의미를 살려 518명의 단원을 뽑는 것이다. 매년 선발 인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선발된 단원들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전문강사의 지도를 받아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200여명의 단원 관계자들이 ACC를 찾으면서 활기를 더하는 효과도 봤다. 10월 21일 예정된 연주회에서는 무대에서는 엄마와 딸이 함께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아빠와 딸이 호른과 트럼펫을 연주하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자체 브랜드 ‘DLAC 들락’을 개발하고 출시한 것도 주요 성과다. 특히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전시작품 중 하나인데.

 △‘DLAC 들락’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런칭한 것은 올해 6월30일이지만, 작년 재단 출범과 함께 전당의 자체 상품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연구 용역을 진행해왔고, 12월 말 그 결과를 도출했다. 그 과정에 지난 9월 개막한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게 되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가 ‘Meet Design’인데, 그 중 ‘Meet Culture’의 세부 주제 섹션에 참여하고 있다.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주체들과 함께 협력하여 대중이 즐겁게 소비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취지가 해당 주제에 적합하다고 기획팀에서 판단한 듯 하다. 그렇게 ‘DLAC 들락’ 브랜드로 비엔날레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본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뿌듯한 성과라 생각한다.

 가장 애정하는 들락의 상품은 최근에 제작된 ‘하늬 백’이다. 전당의 전시, 공연 등의 콘텐츠와 연계한 상품을 개발하는 ‘들락 콘텐츠’ 상품군 중 하나다. 현재 전당 야외전시로 진행되고 있는 ‘하늬풍경’의 상품으로 개발됐다. 해당 전시가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 착안해 버려진 패러글라이더 원단을 재활용해 만든 상품이다. 가볍고 방수성이 뛰어난, 가방이나 매트로 활용이 가능한 상품이다. 전시의 주제를 잘 드러내기도 하지만 개발 과정은 물론 재단이 가진 미래지향적 가치를 잘 표현한 상품이다.

 -ACC재단의 대규모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으로 ACC 광장이 ‘파크먼트 광주’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지.

 △ACC 광장을 향유하는 관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단발성으로 전당을 찾기보다, 전시나 공연을 보고 차도 마시는 휴식공간으로서 전당을 장기 이용하는 방문객들이 많아졌다. 아직 준비중인 레스토랑이 입점하고, 복합문화 시설 곳곳에 참신한 문화프로그램들이 더해지면 파크먼트 광주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업으로 ACC에 입점한 ‘카페, 진정성’이 자리잡은 민주평화교류원 공간은 전당 내에서 가장 좋은 접근성과 매력적 경관을 지닌 곳인데도 불구하고 기존에 일회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공간이었다. 이곳에 서울, 제주에서 밀크티 유행을 이끌었던 ‘카페, 진정성’이 입점하면서 전당 내로 유입되는 방문객이 많이 늘어난 상황이다.

 -초대 사장으로 취임할 당시 문화예술분야 비전문가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반대 여론이 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에 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우려도 많았을 거라 생각한다. 초대 사장이라는 무거운 짐까지 더해져 이를 어떻게 풀까 고민이 컸다. 모든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항상 공익적 입장을 생각하고 가능한 실질적인 목소리들을 들으려고 노력했다. 무엇보다 전당의 콘텐츠에 대해 일부 시각에서 바라보는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도록 일차적으로는 시민의 입장에서, 다음으로는 문화향유자의 입장에서 모든 콘텐츠를 객관적으로 바라봤다. 지방의원으로 있으면서 지자체 사업에 관심을 갖되 행정에서 한 발짝 떨어져 주민의 입장에서 살펴봤던 경험 등이 큰 도움이 됐다.

 -콘텐츠 질 향상과 수익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실질적 대안은.

 △사실 문화예술기관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우리 재단은 ACC 콘텐츠 유통을 통한 국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라는 미션 수행과 동시에 수익성 확대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장기적으로 재단의 발전을 위해서는 수익을 늘리고 자립 기반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리 재단은 수익성과 흥행성을 담보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가장 인기가 많은 어린이문화원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아시아 국내 대표 어린이문화기관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ACC 콘텐츠와 연계한 문화상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하고 어린이를 겨냥한 다양하고 실용적인 굿즈 제작 등 시민들의 문화소비 욕구에 대응하며 재단의 수익을 확보해 나가겠다.

 -ACC재단이 광주에 있는 문화기관인 만큼 지역사회와 동방 상생도 무시할 수 있는 주요한 과제다.

 △당연히 재단의 역할 중 하나다. 대학생 창작활동 지원, 시민 오케스트라 운영, 소극장 페스티벌 지원 등의 사업을 지속하는 이유다. 또 지역 내 기관과 협업으로 지역 애니메이션 기관들과 매년 애니메이션 모꼬지 행사를 기획 운영해 오고 있으며, 지역 공예작가들이나 청년기획자들의 상품을 함께 전시하고 판매하는 아시아컬쳐마켓도 운영 중이다. 지역경제를 위해 동구 동명동 등 전당 주변 상가들에게 부설 주차장 일부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듣기 위해 시민 오피니언들을 모시고 지난 9월 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하기도 했다. 재단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동반 성장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대담=박성원 편집국장

정리=도선인 기자
도선인 기자 sunin.d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