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5·18민주화운동 최초 희생자 故 김경철씨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가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특전사 단체의 용서를 받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최초 사망자인 故 김경철씨의 어머니인 임 여사는 14일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아들을 잃고 폭도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싸워왔던 나날 동안 가슴에 맺힌 한을 이제 그만 풀고 싶다”며 “특전사회의 용서를 받아달라”고 광주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임 여사는 지난 1월부터 특전사회가 지속적으로 사죄를 구하면서 그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임 여사는 “전두환도 잘못했다는 한마디 말도 없이 가버린 지금,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를 할 사람이 없었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가 어디 가서 하소연할 수 있겠는가. 아들뻘인 특전사회가 광주를 찾아와서 무릎을 꿇고 뉘우치겠다고 하니 그동안의 아픔을 이제서야 터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임 여사는 지난 2월 19일 5·18 공법단체와 특전사회가 진행한 대국민 공동선언식에서 오월어머니를 대표해 특전사회와 모자결연을 맺기로 했었다.
그러나 특전사회의 사죄를 납득할 수 없던 광주 시민사회의 설득에 불참했었다. 임 여사는 그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고 했다.
이후 지난 3일 특전사회의 합동 참배가 예정됐으나 시민사회가 일찍이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저지하는 집회를 진행했고, 특전사회와 동행한 임 여사 또한 출입을 통제당해 아들의 묘역을 찾을 수 없었다.
임 여사는 “5·18 당시 공수부대가 광주를 피바다로 만들며 깊은 상처를 입은 광주시민들의 마음은 이해한다”며 “하지만 광주가 오월 영령 앞에서 서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어떻게든 화합과 화해로 망월동 오월 영령들의 한을 풀어야 편히 눈 감을 수 있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김혜인 기자 hyein.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