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고 끝에 악수’ 민주당 이 무슨 촌극인가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장고 끝에 악수’ 민주당 이 무슨 촌극인가
혁신위원장 9시간만에 판 엎어
  • 입력 : 2023. 06.07(수) 17:46
내정된 지 9시간만의 사퇴다.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 이야기다. 그가 박차고 나온 자리는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위치다. 앞서 지난달 14일 민주당은 당 쇄신을 주제로 한 의원총회를 열고 ‘전당대회 투명성’과 ‘민주성을 강화’하는 정치혁신 방안을 마련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혁신기구’다. 현 민주당 내부의 문제를 쇄신하고 새로운 당을 위한 발판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곳의 수장으로 내정된 이가 반나절도 못돼 판을 엎었다. 이 무슨 촌극인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 보유 논란’은 민주당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내·외부적으로 튼튼했다면 내년 총선 필패는 당연할 정도의 사안이었다. 그러나 마치 누가 더 못하나 경쟁을 하듯 흔들리기는 여당도 마찬가지여서 혁신기구는 난국을 뚫는 비장의 수로 떠올랐다. 허나 의총 결의 이후 보름간 아무도 나서지 않았고,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 이사장 선임을 밝혔다.

혁신위원장은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의 변화를 꾀하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고자 만들어진 조직의 수장이다. 민주당에 쓴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고 현 거대 야당의 곪은 상처인 내분에도 직설적으로 칼을 대 도려내는 냉정함이 요구되는 자리다. 가급적 중립적인 인물이자 국민들의 정서에 반하지 않은 사람이 앉는 게 상식 아닌가.

헌데 송갑석 민주당 최고위원에 따르면 이 이사장의 임명이 공개됐을 때 최고위원 중 그를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백 번 물러나서 신선한 인물이라면 최고위원들이 모를 수는 있다. 허나 적어도 명확한 검증이 수반됐음은 증명해야 한다. 뚜껑을 열어보니 천안함 자폭설, 코로나 미국 기원설, 대선 조작설 등 음모론 관련 글 뿐만 아니라 2019년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 구성의 대표 제안자이기도 하다.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이 한수에 ‘대마’까지 잡힐 듯 싶은 민주당의 촌극이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