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회·시민단체 5·18묘지 충돌…자체 조사위도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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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회·시민단체 5·18묘지 충돌…자체 조사위도 무산
3일 묘지 방문했다가 못 들어가
4월 출범 '특전사조사위'도 중단
"정부 조사 겹쳐 사실상 무의미"
  • 입력 : 2023. 06.04(일) 17:23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과 특전사동지회 회원 등이 지난 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기 위해 들어서려고 하자 시민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가로 막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건호 기자
특전사 단체의 ‘국립5·18민주묘지 사죄 참배’가 시민사회의 반발로 저지당한 가운데, 지난달 출범한 자체 진상규명조사위도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5·18 부상자회·유공자회·특전사동지회는 지난 3일 오전 11시40분께 오월 영령 참배를 위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민주의 문 앞에서 ‘진실 고백 없는 사죄는 보여주기 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참배를 막던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100여명에게 저지당해 입장하지 못했다.

5·18 단체와 특전사회는 “참배를 막지 말라. 국민 모두가 들어갈 수 있는 민주묘지를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반발했다.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의 ‘인간벽’이 세워지는 등 1시간의 대치 끝에 결국 특전사회와 두 공법단체는 간단한 목례를 진행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임성록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고문(사진 오른쪽)과 5·18최초 희생자 고(故)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김태수씨가 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묘역 내 이창현 군의 가묘를 찾아 묘비를 닦으며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 특전사회는 다음날인 4일 개인 참배 등으로 오월 영령에 사죄했다.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은 이날 오전 민주묘지 개인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동지회를 대표해 참배했다. 전날 돌아갈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증언 확보 등 진상규명에 다가가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며 “다만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위가 활동하고 있어 중복 조사가 우려되는 등 이유로 자체 조사위 활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임 고문의 발언은 지난 4월 특전사회가 광주항쟁 당시 공수부대의 만행을 조사하기 위해 자체 출범한 ‘특전사 5·18자체조사 위원회’의 무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임 고문은 특전사조사위 활동 취소와 별개로 “5·18회원들을 상대로 한 증언들을 모을 계획”이라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총을 직접 쏜 가해자들을 찾아 연결시키는 등 미시적인 부분의 조사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고 전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