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장과 특전사동지회 회원 등이 지난 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하기 위해 들어서려고 하자 시민단체와의 충돌을 우려해 가로 막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나건호 기자 |
5·18 부상자회·유공자회·특전사동지회는 지난 3일 오전 11시40분께 오월 영령 참배를 위해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러나 민주의 문 앞에서 ‘진실 고백 없는 사죄는 보여주기 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들의 참배를 막던 오월정신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 100여명에게 저지당해 입장하지 못했다.
5·18 단체와 특전사회는 “참배를 막지 말라. 국민 모두가 들어갈 수 있는 민주묘지를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반발했다.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한 경찰의 ‘인간벽’이 세워지는 등 1시간의 대치 끝에 결국 특전사회와 두 공법단체는 간단한 목례를 진행하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임성록 대한민국 특전사동지회 고문(사진 오른쪽)과 5·18최초 희생자 고(故) 김경철 열사의 어머니 임근단 여사, 5·18 당시 시민군이었던 김태수씨가 4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행방불명자묘역 내 이창현 군의 가묘를 찾아 묘비를 닦으며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
임성록 특전사회 고문은 이날 오전 민주묘지 개인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동지회를 대표해 참배했다. 전날 돌아갈 수밖에 없어 아쉬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증언 확보 등 진상규명에 다가가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며 “다만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위가 활동하고 있어 중복 조사가 우려되는 등 이유로 자체 조사위 활동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임 고문의 발언은 지난 4월 특전사회가 광주항쟁 당시 공수부대의 만행을 조사하기 위해 자체 출범한 ‘특전사 5·18자체조사 위원회’의 무산을 뜻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임 고문은 특전사조사위 활동 취소와 별개로 “5·18회원들을 상대로 한 증언들을 모을 계획”이라며 “피해자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총을 직접 쏜 가해자들을 찾아 연결시키는 등 미시적인 부분의 조사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고 전했다.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