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기획시리즈> “항쟁 현장에 와보니 오월정신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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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기획시리즈> “항쟁 현장에 와보니 오월정신 느껴져요”
●5·18 43주년 - 학교 내 기념공간 조성하자
<10> 전국대학생·푸른새
전국 대학생 500여 명 광주 방문
“아픈 역사 지역·세대 넘어 공감”
푸른새 5·18전야제 등 활동 활발
“5·18열사들 모교 방문 하고파”
  • 입력 : 2023. 05.22(월) 18:30
  •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
지난 13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인 ‘전국대학생 광주순례 준비위원회’ 학생 500여 명이 광주 북구 국립5·18묘지를 찾아 참배를 진행했다. 정성현 기자
5·18민주화운동의 43주년. 올해 광주에는 지역·세대를 넘어 오월 정신을 계승하려는 이들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특히 광주항쟁을 경험하지 않은 ‘미래세대’들의 공감·참여가 두드러졌다. 전국의 청년·청소년들은 광주 곳곳에서 참혹했던 당시의 현장을 피부로 느끼며 오월 정신 계승을 다짐했다.

● 전국 청년들, 오월의 역사 되새겨

지난 13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인 ‘전국대학생 광주순례 준비위원회’ 학생 500여 명이 광주를 찾았다. 서울·대전·진주 등 각지에서 출발한 학생들은 국립5·18묘지로 집결, 참배를 진행했다. 이어 5·18의 시작을 알린 전남대학교로 이동해 오월 당시의 현장을 탐방했다.

대학생들이 광주를 방문한 이유는 부당한 폭력과 학살, 절체절명의 비상 상황에서 헌혈·식량을 나누고 신군부에 맞서 싸웠던 ‘광주정신’을 본받기 위해서다.

또 5·18이 광주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전국으로 퍼져나갈 수 있도록 ‘전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전남대 곳곳에 있는 사적지를 둘러보던 학생들은 ‘말로만 듣던 현장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경상대학교 사회학과 1학년 양정아씨는 “5·18이라고 하면 괜스레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다”며 “역사 현장을 둘러보니 5월 열사들의 정의로운 마음과 정신이 느껴진다. 학내에 이렇게 잘 보존된 사적지가 있다니 놀랐다.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느낌까지 받았다”고 전했다.

준비위원회는 같은 날 오후 7시 전남대 정문 앞에서 오월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한 ‘대학생 문화제’도 개최했다. 이들은 ‘오월의 청춘, 역사를 지키다’라는 주제로 오월 정신 계승의 현재적 의미 등에 대해 논의했다.

타 지역 참가자 윤민씨는 “현재 대부분의 5·18 행사가 단발성이거나 어른들 위주인 것이 많은 것 같아 아쉽다”며 “이번 순례길 행사가 전남대에서 주로 꾸려진 것도 ‘대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인 걸로 알고 있다. 전국의 미래세대가 광주에 방문했을 때, 당시 학생들의 투쟁 현장이 기려진 추모·기념 공간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13일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인 ‘전국대학생 광주순례 준비위원회’ 학생 500여 명이 광주를 찾아, 전남대학교 일원에서 ‘오월의 청춘, 역사를 지키다’ 문화제를 진행했다. 정성현 기자
● 5·18 청소년 ‘푸른새’ 오월정신 외치다

전국 각지 청소년들도 광주를 찾아 한마음 한뜻으로 5·18 정신 계승을 외쳤다.

광주시교육청 소속 5·18 청소년 홍보단 ‘푸른새’는 지난 17일 5·18 전야제에 참여해 ‘청소년, 5월을 마주보다’라는 부스를 운영했다. 이곳에서는 주먹밥을 나누던 80년 5월의 모습을 담은 컬러링북과 입체 퍼즐로 5·18사적지를 만드는 체험을 진행했다. 정민기 푸른새 지도자(문화행동 샵 대표)를 비롯해 수 명의 학생들이 함께했다.

담양에서 온 정단비(15)양은 “청소년들은 역사에 무관심하다는 인식이 있다. 이번 부스행사를 통해 우리의 눈높이에서 5·18에 대해 알리고 ‘청소년도 5·18의 주체’라는 것을 인식시키고자 참여했다”고 말했다.

부스 운영에 함께한 김모 양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청소년 시민군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며 “(5·18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거리가 있음에도, 학교에서는 교과서 위주로 딱딱하게만 배운다. 당시 학생 시민군들이 살았던 곳이나 모교 등을 방문해 직접 체험해보는 교육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지난 20일에는 동구 금남로에서 “Come Back 금남로, 다시 오월을 이야기하라!”라는 주제로 ‘5·18 청소년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 청소년뿐 아니라, 서울·부산·경기도 성남·강원도 강릉 등 전국 각지 학생 80여 명이 함께 했다. 청소년들은 직접 5·18 체험 부스를 운영하거나 5·18 거리 공연·체험 활동에 참여하는 등 오월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정민기 지도자는 “푸른새는 5·18의 전국·세계화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소년들 스스로 ‘우리의 역사’라는 인지가 필요하다”며 “먼저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쉽게 접근·공감할수 있는 매개체가 마련돼야 한다. 예로 학생 시민군들을 기억하고 기념할수 있는 공간 등을 들수 있다. 오월 당시 청소년들은 남아있는 기록들이 많지 않다. 이를 기념하는 추모공간 등이 생긴다면 체험학습 같은 교육의 일환으로도 접근할 수 있지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광주 금남로에서 “Come Back 금남로, 다시 오월을 이야기하라!”라는 주제로 ‘5·18 청소년문화제’가 열렸다. 사진은 ‘푸른새’ 단원들이 펼친 ‘님을 위한 행진곡’ 플래시몹 모습. 광주시교육청 제공
정성현 기자 sunghyun.ju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