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43주년를 맞이한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산정중학교 학생들이 강당에서 연극 ‘봄볕 내리는 날’을 관람하고 있다. 전해연 인턴기자 |
광주 지역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이해 직접 기획·제작한 오월 연극을 선보였다.
1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산정중학교 전교생이 강당에 모였다.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기념해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제작한 오월 연극 ‘봄볕 내리는 날’을 관람하기 위해서다.
‘봄볕 내리는 날’은 이동철 산정중학교 교사가 기획하고 대본을 썼으며, 2·3학년 학생들이 배우와 스태프로 참여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피해자였던 한 남자와 계엄군이 아파트 이웃으로 우연히 만나며 시작된 연극은 1980년 5월과 현재의 시점을 오가며 진행된다. 계엄군의 오인교전, 송암동 학살사건을 비롯 가짜뉴스와 고 전두환씨 손자의 사죄 등의 이야기가 학생 배우들을 통해 실감나게 펼쳐졌다.
연극을 관람하는 학생들은 전개에 따라 배우의 감정에 함께 몰입하며, 막이 끝날 때마다 무대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시민과 학생들이 계엄군에게 학살당하는 장면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강당을 채우기도 했다.
연극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여운에 잠긴 듯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2학년 김지유(14)양은 “힘들게 지켜낸 광주를 보니 울컥했다. 5월 광주의 비극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연극에서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연기한 유영지(15)양은 “연극을 통해 오월 정신을 마음속 깊이 새길 수 있었다”며 “친구들도 연극을 관람하면서 느끼는 분노, 슬픔 등 다양한 감정과 함께 5·18민주화운동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산정중학교는 이동철 교사를 필두로 매년 5·18민주화운동 관련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이 교사는 “연극을 매개로 삼아 교과서에 표면적으로 등장하는 5·18민주화운동 외에 ‘민주주의’에 대한 그 당시 시민들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산정중학교는 연극 외에도 락 뮤지컬 공연과 ‘저수지의 아이들’ 저자 정명섭 작가의 강연 등 다채로운 5·18프로그램를 오는 27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전해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