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욱 경북 위덕대 일어일문 4학년 학생과 이다영 포항시의원,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이 9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
차종수 5·18기념재단 기록진실부장·이다영 포항시의원(제25대 위덕대 총학생회장)·박향욱 위덕대 총학생회 대변인(28·일어일본어학과) 등 3명은 이날 오후 2시20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오월 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날 참배는 총학생회 소속 간부·재학생 등 1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정됐으나, 수해 지역 봉사 일정 등이 겹쳐 소규모로 진행됐다.
참배에 앞서 작성한 민주의 문 방명록에는 ‘오월 정신을 이제는 후손들이 기억하고 받들겠습니다’고 적었다.
추모탑 앞에서 분향과 헌화를 마친 이들은 차 부장의 안내에 따라, 오월의 막내 전재수·소년 시민군 문재학·박금희 열사 등의 묘역을 둘러봤다.
항쟁 당시 헌혈을 위해 기독병원에 왔다 총상을 입고 사망한 박금희 열사 묘비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이 의원은 “과거 총학생회장직을 할 때부터 이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며 “오늘 위덕대 학생들을 시작으로 경북 내 여러 대학 학생이 민주묘지를 자주 방문할 수 있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위덕대 학생들의 민주묘지 참배는 지난 2021년 이후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시 동교에 재직 중이던 A교수가 수업 중 ‘5·18 북한군 침투설’을 주장하면서 논란이 발생, 그해 5월 위덕대 학생들은 ‘교수 대신 사죄하겠다’며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A교수는 이듬해 해임됐다.
모든 참배 일정을 끝낸 이 의원과 박 대변인 등은 이후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를 만나 차담회를 갖고 ‘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등 주요 사적지를 탐방했다. 이들은 오는 18일 경북 지역 5개 대학 청년들을 모아 다시 한번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박 대변인은 “김길자 여사님이 항상 학생들에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교과서로만 보고 듣던 곳을 직접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 실제 당사자의 유가족도 만나보니 ‘이 경험·감정을 지역 청년들에게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많은 청년들이 5·18에 관심을 갖고 더 나아가 동-서화합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일행을 안내한 차 부장은 “경북 학생들이 민주묘지에 방문해 5·18의 역사적 의미 등을 되새겼길 바란다”며 “미래세대인 이들이 앞으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지역·세대간의 갈등’을 해소시킬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전직 대통령 노태우씨의 장남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도 오전 11시 민주묘지를 찾아 영령들에 참배했다. 노 이사장은 추모를 마친 뒤, 5·18행방불명자 묘역과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역을 찾았다.
참배에 직전 방명록에는 ‘5·18 민주 영령들의 희생에 사죄와 감사의 마음을 표하며 진정한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에 꽃 피우길 기원합니다’고 적었다. 오후에는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관계자들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현 기자·박소영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