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스며드는 ‘선한 영향력’… 광주 곳곳 축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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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날레
물처럼 스며드는 ‘선한 영향력’… 광주 곳곳 축제장
원로·신진·여성·원주민 출신
79명의 작가 300여 작품
지구적 공존과 연대 추구
무각사·예술공간 집 등
광주 전역이 전시관
  • 입력 : 2023. 04.05(수) 18:25
  •  도선인 기자
국내외 기자들이 5일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이틀 앞두고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이숙경 예술감독의 안내를 받으며 노에 마르티네스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나건호 기자
 (재)광주비엔날레가 제14회 광주비엔날레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 개막을 앞두고 5일 본관 및 외부전시를 선공개했다.

 본전시는 광주비엔날레 본관 1~5전시실에서, 외부전시는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예술공간 집,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에서 진행된다. 미리 보는 광주비엔날레를 소개한다.

 ●물의 속성으로 시대적 이슈 다뤄

 이번 광주비엔날레 전시는 본관이 총 5개 섹션으로 구분됐다.

 입구 역할을 하는 제1전시실은 ‘들어서며’ 공간으로 꾸며졌다. 관람객을 처음 맞이하는 작품은 조상들의 의례, 기독교와 아프리카 정신성의 관계를 주제로 작업해 온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불레베즈웨 시와니(Buhlebezwe Siwani)의 설치작품이다.

 그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하는 설치작업 ‘바침(An Offering)’을 선보였다. 전시실 가운데에는 물을 활용한 설치작업 ‘영혼 강림(The Spirits Descend)’을 통해 회복의 의미를 담아냈다.

 제2전시실의 주제는 ‘은은한 광륜’으로 광주정신을 영감의 원천이자 저항과 연대의 모델로 삼는다. 5·18민주화운동이 세계 각지의 저항 운동에 큰 영향을 끼쳤고 무관해 보이는 팬데믹, 전쟁 등에도 연결 가능한 사건으로 봤다. 작가들은 광주의 오월이 특정 시대 혹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불레베즈웨 시와니 작가의 ‘바침’나건호 기자

 예를 들어 멕시코 출신의 알리자 니센바움(Aliza Nisenbaum)은 광주지역 놀이패 ‘신명’과 협업한 회화 작품을 선보이는데, 5·18 당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언젠가 봄날에’라는 마당극을 재해석했다.

 제3전시실의 주제는 ‘조상의 목소리’로 전통에 주목해 근대주의 개념에 의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소개된다.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치유법부터 공예 작품까지 세계 각국의 전통을 다룬다. 예를 들어 호주 원주민 지역 ‘피찬차차라’ 출신의 여성 원로 작가이자 전통 치료사인 베티 머플러(Betty Muffler)는 대형 추상화 ‘나라를 치유하다(Healing Country)’를 통해 1950년대 호주 남부에서 반복적으로 자행된 영국의 핵실험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피찬차차라 사람들을 치유한다.
차이쟈웨이 작가의 ‘나선형 향 만트라-반야심경’과 ‘사원, 성지, 모스크, 교회’ 나건호 기자

 제4전시실의 주제는 ‘일시적 주권’으로 이주민과 식민주의의 고단한 삶을 다룬다. 이어 다문화 사회와 탈식민주의에서 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아서 자파(Arthur Jafa)의 영상 작품 ‘LOML’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살아가는 현실을 사유하고 애도와 비탄의 감정을 끌어낸다.

 마지막 전시실의 주제는 ‘행성의 시간들’로 한계에 부딪힌 지구의 생태와 환경에 대해 다루면서 미래 비전을 곱씹는다. 예를 들어 호주 출신의 주디 왓슨(Judy Watson)은 퀸즐랜드의 여러 강과 개울에서 수집한 자연물들로 만든 회화 연작을 선보였다. 인디고 물감, 캥거루 풀 등의 재료를 활용한 ‘죽은 나무가 있는 버룸 강(burrum river with dead tree)’ 등이 그 예다.

 아벨 로드리게즈(Abel Rodriguez)는 아마존 우림을 기록한 세밀 드로잉 ‘풍요와 삶의 나무(The tree of life and abundance)’ 등을 통해 관람객을 마치 생태학적 환경에 놓이게 하면서 회복과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이외에 외부전시 공간인 국립광주박물관, 무각사,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예술공간 집 등에서도 공간의 건축적,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맥락에 상응하는 작업들이 구현됐다.

 올해 광주비엔날레에는 세계 각국에서 원로, 신진, 여성, 원주민 출신의 작가 79명이 참여해 300여 작품을 통해 시대적 이슈를 다루고 전 지구적 공존과 연대를 추구한다.
장지아 작가의 ‘아름다운 도구들3’. 나건호 기자

 ●시민 친화형 비엔날레

 6일 오후 6시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에서 예정된 개막식 이외에도 다양한 시민친화형 행사를 마련, 광주 곳곳이 예술 축제장이 된다.

 개막과 맞춰 7일과 8일 이틀 간 심포지엄 ‘합류: 미술과 행성의 이야기’가 광주비엔날레 거시기홀에서 개최되며, 행사 기간 동안 시민 참여의 공공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축하하는 국립합창단의 공연이 오는 8일 오후 5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선보인다.

 (재)광주비엔날레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숙박업체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기간 홀리데이 인 광주, 광주 유탑 부티크 호텔&레지던시, ACC DESIGN 호텔,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 등의 숙박객에게 광주비엔날레 입장권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2일권 입장권 등도 마련했으며 개막 후 현장에서 구매 가능하다. KTX 및 SRT 승차권과 광주비엔날레 입장권 패키지도 이달부터 판매되고 있다.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예매 입장권은 개막 전인 6일까지 재단 홈페이지 티켓정보 페이지와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 네이버 예매 등에서 구입 가능하며, 행사기간 내 현장 판매 입장권보다 최대 40% 가량 저렴하다.

 이숙경 제14회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은 “전시는 물을 전환과 회복 가능성을 가진 은유이자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광주를 포함한 전 지구를 저항과 공존, 연대, 돌봄의 장소로 상상해보길 바란다”며 “특히 광주비엔날레 본관 전시를 제외한 외부전시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연계 전시 파빌리온까지 광주 전역이 전시관으로 탈바꿈하니 비엔날레 기간에 많은 관심 부탁한다”고 말했다.
 도선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