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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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노력
보고서에 외력충돌 미반영 설명회
  • 입력 : 2023. 03.20(월) 18:56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지난해 발표한 세월호 참사 종합보고서에 ‘외력 충돌’ 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무시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참위의 보고서는 독립적인 국가조사기구가 세월호 참사 이후 8년 만에 펴낸 최초의 종합보고서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런 보고서가 집필 과정에서 여러 증거가 채택되지 못한 채 최종 발표됐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지난 18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주최한 ‘4·16세월호참사 종합보고서 어떻게 볼것인가’ 발표회에 참가한 사참위 조사팀은 선체조사위원회가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던 유압조절장치 고착 등을 조사했지만 침몰과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사고 당시 굉음과 함께 배가 급속도로 기울었다는 증언에 따라 소리의 출처를 탐색한 결과에서도 외부 물체에 의해 가해진 힘이 원인일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런 증거에도 사참위는 ‘세월호가 충돌 외의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했으며 외력이 침몰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규명국의 조사 내용을 두고 전원위원회가 ‘외력 가능성을 낮추라’고 지시하면서 내부적으로 다툼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참사보고서 집필에 선조위 내인설 보고서 책임자를 선임하고, 최종보고서 작성에 조사관을 배제하는 부당한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박병우 전 사참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의 설명이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올해로 9년이다. 참사의 원인을 규명해 달라는 국민과 유가족의 애타는 요구에 사참위가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최종발표 직전까지 사참위가 진상규명국의 조사 내용을 무시했다는 것은 조사보고서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항적 정보나 CCTV 조작 의혹 등 보고서에 채택되지 않은 증거도 상당하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참사가 드러낸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이를 고쳐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앞으로 책 저술을 통해 국민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조사관의 이야기에 9년을 맞는 세월호의 아픔이 그대로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