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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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호랑가시나무
  • 입력 : 2022. 12.22(목) 16:31
  • 이기수 기자
이기수 수석 논설위원
이번주 일요일이 성탄절이다. 국민의 힘이 성탄절과 석가탄신일을 내년부터 대체공휴일 지정 대상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해 실현 여부가 관심사다.정부가 여당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이라하니 내년 성탄절 공휴일은 길어질 것으로 기대된다.성탄절이 결혼기념일과 겹쳐 개인적으로 연중 특별한 날이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근 실린 나무칼럼니스트 고규홍이 쓴 칼럼이 눈길을 끌었다.호랑가시나무에 관한 글이었다.내용을 인용하면 이렇다. '···상록성의 초록 잎 사이의 빨간 열매가 도드라지는 호랑가시나무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겨울나무' 혹은 '크리스마스 나무'다.잎 가장자리의 가시가 호랑이 발톱을 닮았다 해서 호랑가시나무라고 이름 붙인 나무인데, 일부 지방에서는 얼기설기 엮은 가지로 호랑이가 등을 긁을 때 쓸 만하다 해서, 호랑이등긁개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서양에서는 예수의 가시면류관을 만든 나무라고도 하고, 예수의 이마에 박힌 가시를 뽑아내다가 자신의 여린 몸이 찢겨 피를 흘리며 죽어간 작은 새 '로빈'이 좋아하는 먹이여서 예수의 수난과 함께 기억하며 성탄 장식에 썼다. 크리스마스가 서양에서 비롯한 축제여서 축제 장식에 쓰는 호랑가시나무를 서양의 나무로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의 자생 나무다···.' 그러면서 그는 나주오씨 집성촌인 전남 나주의 공산면 상방리 마을 어귀에 서 있는 이 호랑가시나무는 현재로서는 천연기념물에 지정한 유일한 나무라고 소개했다. 이 나무 보물은 500년 전쯤 이순신 장군의 참모로 활약한 오득린(吳得隣·1564~1637) 장군이 전투중 부상을 입어 귀향하면서 심은 나무로 알려졌다고 했다. 이처럼 호랑가시나무가 국내 자생 수종이라는 점이 의외였다. 검색해보니 수긍할 수 있었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광주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언덕길'이 있는 사실도 알게 됐다.양림동마을은 광주 최초의 근대식 학교, 병원을 건립한 서양 선교사들이 활동했던 근거지로 서양식 전통가옥이 보존돼 있어 근대의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이 곳에는 수령 200년 이상된 호랑가시나무들이 자생하고 있어 '호랑가시나무 언덕길'이라 부른 곳이 있다고 한다. 매년 이맘때 양림마을 도로엔 대·중·소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 연유가 마을 역사를 반영한 것이라는 새삼 깨닫게 된다. 검은 호랑이 해인 임인년(壬寅年)을 며칠 남겨두고 호랑가시나무를 직관하고 성탄절 정취를 맛보기 위한 최적지인 양림동으로 나들이를 가보는 것도 의미있는 송구영신이 될듯 싶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이기수 기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