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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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언더독의 반란
최동환 체육팀장
  • 입력 : 2022. 12.14(수) 14:54
  • 최동환 기자
최동환 팀장
스포츠에서 약팀과 강팀이 붙을 때 자주 나오는 말이 있다. '언더독(Underdog)의 반란'이다. '언더독'은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언더독의 반란'은 우리에게 재미난 감동을 준다. 약자(언더독)가 강자(톱독·Topdog)를 꺾고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을 때 느끼는 희열때문이다.

'언더독의 반란'은 '자이언트 킬링(giant-killing)'이라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자이언트 킬링'은 성경에 등장하는 거인 골리앗과 이스라엘의 왕 다윗의 싸움에서 나온 표현이다. 자신보다 훨씬 큰 상대인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명성을 얻게 되는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지구촌 축구팬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열광하고 있는 이유도 '언더독의 반란'이 잦았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이긴 '루사일의 기적'을 시작으로 이란의 웨일스 격파, 호주의 약진, 대한민국의 극적인 16강 진출, 카메룬의 브라질 상대 극장승 등 축구 약소국으로 평가받던 나라들이 강국을 꺾는 경기들이 속출했다. 모로코와 일본은 아예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유럽이나 남미 대륙이 아닌 국가의 16강 진출은 멕시코와 일본 단 2팀에 불과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무려 6개국(세네갈, 미국, 호주, 일본, 한국, 모로코)으로 늘어났다.

특히 '아프리카의 변방' 모로코는 16강과 8강에서 '유럽 강호'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격침시키고 처음으로 4강까지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같은 이변의 속출로 인한 짜릿함이 축구 팬들에게 재미를 한껏 더해준 듯하다.

우리나라 대표팀의 8강 진출을 향한 꿈은 아쉽게 무산됐지만, 사상 두 번째 원정 16강 진출 달성은 국민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강팀을 상대로 이전 월드컵에 보여주지 못했던 압도적이고 주도적인 플레이로 경기를 펼친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국민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런 성과는 지난 4년 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의 지도 아래 피나는 훈련에 따른 결과물이다. 4년 뒤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 원정 첫 8강 달성의 꿈을 이루길 기대해 본다. 최동환 체육팀장 cdstone@jnilbo.com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