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병하 부장 |
발간되지 마자 빌게이츠가 전미 대학생들에게 꼭 읽어보라고 무료로 배포했고, 오바마와 학술지 네이처가 극찬했다. 대한민국에는 2018년에 들어왔다.
물론 극찬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발간된 뒤로 전세계 석학들의 반발과 사회운동 관계자들의 날선 비판도 산처럼 쌓여졌다. 그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메인 저자가 사망했으니, 논란의 해답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읽어본 사람으로서 의견을 말하자면 '뭐가 논란이지?'라고 되묻고 싶다. (생각과 배움이 짧아서 일수 있다)
일단 책을 통해 체득화 된 범위 내에서만 이야기 하자면, 이 방대한 교양서의 핵심은 '사실대로 말하자면… 인류는 발전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선진국들의 엘리트들에게 12가지 질문을 던졌다. 어려운 질문은 아니다. 그런데도 인간의 정답률은 침팬지보다 낮은 16% 대였다. (심지어 침팬지는 다 찍었다) 두 가지만 들어보겠다.
#오늘날 세계 모든 저소득 국가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여성은 얼마나 될까? a. 20% b. 40% c. 60%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 중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정답은 둘 다 c다. 현 지구는 많은 아이들이 빈곤에서 벗어났고, 여성들은 교육을 받는다. 엄청나게 가난한 사람도 사실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인간은 부정적 정보에 훨씬 더 민감하다. 생존본능 탓이다. 그래서 언론도 부정적 정보에 더 힘을 준다. 그러나 사실 세상은 정말로 바른길로 발전하고 있다.
반면 반론자들은 말한다. "이 책이 선택한 통계치(팩트)들은 복잡하고 모순적인 세계의 변화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맞다. 이 책이 보여주는 세계 인구 증가에 대한 무비판적, 낙관론적 태도는 정치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허나 저자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기존의 문제가 해결 돼가고 있지만 새로운 문제가 여전히 인류를 위협한다"고 말이다.
극심한 빈부격차, 헤어 나올수 없는 경제 계급, 경제적 불가촉천민까지, 인류는 문제를 계속 만든다. 그럼에도 발전하고 있다. 이것이 중요하다. 위기가 있지만 우리는 노력하고 이를 극복하려고 한다.
독자들의 한 해는 어떠했는가? 위기야 당연히 있었을 테고, 극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파우스트에서 신은 말했다. "추했지만 노력했기에 구원 받는다"고. 내년에도 전남일보 독자들이 노력하는 한해가 됐으면 한다. 해피뉴이어
노병하 기자 bhno@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