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세이·최성주> 우리 정치문화, 공정한 경쟁 스포츠맨십이 아쉽다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외부칼럼
글로벌 에세이·최성주> 우리 정치문화, 공정한 경쟁 스포츠맨십이 아쉽다
최성주 고려대 특임교수·전 주 폴란드 대사||(70) 올림픽 정신과 올바른 정치문화
  • 입력 : 2022. 11.28(월) 13:07
  • 편집에디터
최성주 특임교수
4년마다 개최되는 전 세계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은 스포츠를 통한 심신의 발전과 세계 평화를 주된 목적으로 한다. 2020년 이래 인류 전체를 위협해온 코로나19 팬데믹은 2020년·2022년에 개최된 올림픽에도 심대한 영향을 주었다. 당초 2018년부터 2022년 기간 동북아 3국은 세 차례의 올림픽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2018년 평창 및 2020년 동경, 2022년 북경에서의 동계와 하계, 동계 올림픽이 그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동경 올림픽은 1년 후인 2021년에야 옹색하게 개최되었고 2022년 북경 올림픽도 봉쇄와 긴장 속에 진행된바 있다.
올림픽을 시대적으로 구분하면 고대와 근대로 나뉜다. 고대 올림픽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약 2300년 전에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지방에서 열린 제전 경기였다.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의 쿠베르텡 남작은 1894년 파리 국제회의에서 '올림픽 부흥'을 제창하며 2년 후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1회 올림픽 대회를 개최한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은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에서 우승했지만,우리나라가 1910년 일본에게 주권을 강탈당한 탓에 일본국기(일장기)를 가슴에 달고 뛰어야 했다. 올림픽 기간 동안 스타디움을 밝히는 성화는 그리스에서 채취하여 장거리를 봉송한다. 한국인 중에서 올림픽 성화를 가장 많이 봉송한 사람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22년 북경 올림픽까지 다섯 차례 성화를 봉송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전세계에 알리면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드높인 쾌거다. 서울 올림픽은 직전에 모스크바(1980)와 로스앤젤레스(1984)에서 개최된 올림픽이 냉전에 따른 미-소 대결로 반쪽으로 치러진 이후, 미국 및 소련과 중국 등 160개 국가가 참가하여 동서 화합과 평화의 장을 제공했다. 또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은 남북한이 함께 참가하여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바 있다.
쿠베르탱 남작이 주창한 올림피즘(Olympism), 즉 올림픽 정신은 "스포츠를 통해 심신을 향상하고, 문화와 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며 우정과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평화롭고 보다 나은 세계의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다. 프랑스의 쿠베르탱 남작이 설립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는 총 206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IOC는 4년마다 동계와 하계 올림픽, 청소년 올림픽을 개최한다. IOC는 1896년에 첫번째 하계 올림픽을, 1924년 첫번째 동계 올림픽을 각각 개최한바 있다. 1992년까지 하계와 동계 올림픽이 같은 해에 열렸으나 그 이후 주최국의 올림픽 준비 편의를 위해 2년마다 번갈아 개최된다. IOC는 올림픽 유산(legacy)을 크게 5가지로 분류하는데 체육적, 사회적 및 환경적, 도시적, 경제적 요소가 그것이다. 올림픽 정신의 요체는 승부를 초월한 공정경쟁이다. 반칙이나 부패는 단호히 배격된다. 국가대표 선수들끼리 경쟁하는 올림픽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포츠의 정치화다. 국가의 체면이나 위신을 의식해 금메달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승부 조작 및 심판 매수와 같은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러시아와 중국 등 공산국가에서 더욱 심각하다. 대표 부작용이 선수들의 금지약물복용(doping)이다. 선수와 심판에 대한 뇌물수수 등 부패 문제도 수시로 등장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IOC는 윤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고 반기문 사무총장이 윤리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올림픽은 곧 스포츠이므로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한 경쟁정신(스포츠맨십)'이다. 체육인들은 공정하고 정의롭게 처신한다. 필자는 미국 근무 시절, 주말 시간에 주택가 근처의 운동장에서 부모들이 자녀들과 축구나 농구를 함께 즐기고 심판을 봐주는 모습을 부러운 마음으로 바라본 적이 있다. 이것이 다인종 국가인 미국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일 것이다. 부모들과 스킨십을 통해 건전하게 성장한 청소년들은 미국 사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국 정치인들은 비록 상반되는 입장을 가진 상대방에게도 막말을 쏟아 붓지 않고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는데 그 배경은 청소년 시절에 익힌 스포츠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정치 현실은 이와 동떨어져 있다. 우리의 정치문화가 계속 퇴행하는 이유도 정치인들의 스포츠맨십 결여 때문이라고 본다. 오직 일등만이 인정받는 교육현실이나 대안 없는 불법시위를 일삼는 곳에서 정의롭고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소년 대상 동네체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인성교육과도 직결된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마음'이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