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사전에서 명시하는 '회복'의 의미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을 말한다. 하지만 일상회복이라 단정짓기에는 애매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변화가 곳곳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일으킨 변화의 바람은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사회 전 분야까지 곳곳에 퍼져있다. 이 모든 현상에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기에 우리는 좋은 것을 취하고 나쁜 것을 버리는 합리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고 제약이 걸리자 밤 늦은 시간까지 과음에 시달려야했던 회식문화가 점차 누그러졌다. 직장인들은 오히려 불필요한 회식이 없어져서 한결 좋아졌다는 반응까지 나올 정도였다. 동시에 거리두기로 인해 휴가가 끊기고 결국 자신의 애인과도 결별했다던 한 군인의 서글픈 이야기가 회자되자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는 코로나19 시대 연애법이 새로 논의되기도 했다.
사회적, 제도적 차원에서는 비대면으로 인해 재택근무, 메타버스 등 언택트 시대를 맞이했다. 이에 필요한 여러 기술들이 집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됨에 따라 IT강국의 명성을 더욱 드높일 수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시대의 또 다른 단상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택배나 배달 노동자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업무가 상당히 힘들어지고 복잡해졌지만 문제를 해결할 제도적 장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방역과 의료체계는 어떠한가. 초창기 K-방역모델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사망률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자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코로나19라는 재난이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했던 점 또한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 위중증·사망자의 26%가 장애인이라는 소식은 재난의 불평등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코로나19 속 비극과 희극을 들여다봤을 때 우리는 이전보다 더 나은 삶을 꿈꿔야 한다. 희극은 마지막까지 즐겁지만 비극은 우리에게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준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우리가 꾀해야 할 진정한 변화는 이 비극을 고쳐나가는게 아닐까.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