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농 허건 선생

호남 화단의 대가 남농(南農) 허건(1908~1987)의 생애와 작품세계 등을 재조명한 구술채록집이 나왔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역작가와 전남미술에 대한 연구자료 구축을 위해 '남농 허건'의 구술채록집을 발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사업은 지역 미술사 연구 및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수립된 전남도립미술관의 중장기 사업 중 하나다.
전남미술과 지역작가에 대한 연구자료 확보, 남도 미술의 정체성 확립 및 미술사적 가치를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이 사업을 통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기회의 발판을 마련할 방침이다.
구술채록은 작가의 생애 및 작품세계 등 전체적인 일대기를 다룬다. 전남 지역작가 중 1명을 선정해 작가와 주변 인물의 진술을 통해 자료를 수집한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선정한 첫 번째 인물은 남농 허건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남농이 호남 화단의 대가로 알려진 데 반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는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남농의 생애와 미술사를 재조명하고,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남농의 이야기를 통해 기초연구자료로서의 기틀을 다지고자 인물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남농은 진도 출신으로 조선시대 말 남종화의 대가로 알려진 '소치 허련'의 친손자이자 '미산 허형'의 넷째 아들이다. 조선 후기부터 3대째 화맥을 이어온 남종화의 산증인이다. 남농은 생애 대부분을 목포에서 보냈으며, 부친으로부터 그림을 익힌 후 중년에는 남농 특유의 갈필법을 사용한 '신남화'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개관특별전으로 '남농 허건'의 작품세계를 조망한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다만 남농은 이미 작고했기에 구술에는 남농의 친인척이 참여했다. 구술자는 사위 하철경 화백, 딸 허기식 여사, 장손 허진 교수, 손자 허재, 제자 박향환 화백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제작한 구술채록집에는 생전 남농이 지녔던 철학과 사상, 그림을 대하는 자세, 제자에게 전한 가르침 등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구술채록집은 추후 일반인 관람객 또한 열람할 수 있도록 미술관 내 도서실에 비치할 예정이며, 향후 전시 및 기초연구자료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