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이끼 낀 '보성 주암호 생태관' 연결 바닥로. |
군이 생태관 건립을 추진한지 8년여 만에 완공했지만, 정착 운영업체 선정 등의 문제로 개관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건물이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보성군에 따르면 총 사업비 100억원(국비 50억원, 도비 9300만원, 군비 49억700만원 )을 투입해 연면적 997㎡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난해 5월 '보성 주암호 생태관' 건립을 완료했다. 당초 군은 이 생태관을 전국 최대 인공습지인 주암호 수질보전 교육 및 홍보시설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생태관 내 주요시설로 생태관-생태습지 연결로, 주암호 생태관, 옥상 야외정원 등을 갖췄다. 생태관에는 습지 만들기 및 물고기 잡기 체험, 도형 블록을 이용한 동식물 영상 만들기, 습지 이야기 등 전시와 생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이로인해 군은 주암호 생태관의 다양한 체험 행사가 유아·자녀가 있는 가족 단위 관광객과 생태 교육을 위해 견학한 학생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보성 주암호 생태관' 준공된 지 1년 6개월이 지나도록 건물 기능 보강 및 위탁 업체 선정 등의 문제로 개관이 미뤄지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물이 오래도록 비워있는 데다 관리 소홀로 인한 건물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지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제 지난 20일 찾은 보성 주암호 생태관. 현판 위에는 벌들이 커다란 집을 지어 자칫 벌들에 쏘이는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진·출입 주변 보도블럭 사이와 조형시설, 야외정원에는 미관을 해치는 잡풀들이 무성했다.
또 생태관의 공사개요를 알리는 입간판도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다. 내용을 살펴보니 "지난 8월 완료예정"이라는 문구가 게재돼 있었다.
생태관 전면에 위치한 생태습지 입구 편의시설도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흔적이 역력했다. 관리 사무실은 언제쯤 문을 열었는지 모를 정도로 방치돼 있었고 공중 화장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생태관 일부시설은 아직 개관 조차 안했는데도, 벌써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생태관과 생태습지를 통하는 지하 연결로에는 하자보수를 했던 흔적들이 여기저기 보였지만, 곳곳에 습기와 함께 물방울이 맺혔고 악취가 진동했다. 바닥또한 물 이끼가 가득해 사고의 위험마저 도사리고 있었다.
지역민 A씨는 "사람 왕래도 없는 곳에 수년에 걸쳐 생태관을 지어놓고 이렇게 방치하고 있으니 건물이 노후화될 수 밖에 없다"며 "보성군은 주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조속한 개관과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보성군은 생태관 위탁운영업체 선정과 기능을 보강해 빠른 시일 내 개관하겠다는 입장이다.
보성군 관계자는 "생태관의 기능 보강과 위탁운영 업체 선정의 문제로 개관이 늦어졌다"며 "그동안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사실상 제대로 건물을 관리하지 못했다. 생태관의 일부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이미 개선을 완료했고 앞으로 진출입로 개선, 연결로 기능 보강, 위탁운영업체 선정 등의 작업을 추진해 빠르면 내년 7월에는 완벽한 손님맞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성=문주현 기자 jhmu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