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유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정승우 기자 |
하수도관 손상이 싱크홀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광주의 노후화된 상하수도관 정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 유촌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싱크홀이 발생했다.
아파트 입주민의 민원을 접수한 관리사무소 측은 인근 주차면 2개의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 다행히 인적·물적 피해는 없었다.
앞서 지난달 23일 낮 12시10분께 광주광역시 서구 쌍촌동의 한 아파트 지상 주차장에서도 싱크홀이 발생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뒷바퀴가 빠지는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오후 4시50분께 광주광역시 동구 지산동 한 빌라 인근 도로에서도 지름 50~60㎝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갑작스런 싱크홀 발생에 인근 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구모(46)씨는 “단지 내에 싱크홀이 발생해 상당히 놀랐다. 주차된 차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주차장에 싱크홀이 발생해 불안하다”며 “가능한 빠르게 복구가 완료됐으면 한다. 요즘 싱크홀이 많이 발생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말했다.
박모(86)씨도 “산책하다가 땅에 생긴 구멍을 확인했다. 날씨도 더운데 땅이 성질이 나버린 건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점점 구멍이 커지는 것 같은데 불안해 죽겠다”고 말했다.
8일 국토교통부 지하안전정보시스템(JIS)에 따르면 2020~2024년까지 지역별 발생현황은 △경기도 244건 △광주광역시 156건 △부산광역시 134건 △서울특별시 115건 등의 순으로 광주가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크홀은 6~8월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8월 234건 △7월 133건 △6월 110건으로 여름철에 몰려있다. 싱크홀 발생의 주 원인으로는 하수관 손상, 다짐(되메우기) 불량, 굴착공사 부실 등으로 하수도관 손상이 전체 원인 중 45.64%를 차지했다.
특히 광주지역은 지하시설물이 노후화돼 싱크홀이 발생할 위험이 더 크다. 특히 오래된 상·하수관은 심각한 수준이다.
광주시의 ‘2025 지하안전관리계획’의 분석 결과 자연적 싱크홀보다 지하시설물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중 하수관 손상에 의한 싱크홀이 69.7%를 차지했다. 2024년 기준 광주의 상수도는 총 연장 4117㎞ 가운데 2186㎞(53%)가 20년 이상 노후관이고, 30년 이상은 805㎞(19.5%)에 달한다. 하수도의 경우 전체 4570㎞ 중 3006㎞(65%)가 20년 이상된 노후관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노후화된 상·하수도를 정밀히 확인하고 지하시설 안전 관리에 나서야한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동신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도심 내 지반 침하는 하수도관 누수로 흙이 휩쓸려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마철에는 더욱 심각하다”며 “노후화되거나 손상된 하수도관을 재정비하고 시에서도 유지 보수에 나서 지하 안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우 기자 seungwoo.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