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찰스 3세 국왕과 카밀라 왕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부부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서쪽 윈저의 대쳇 로드에서 열린 환영식에 참석해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마크롱 대통령 부부의 3일간 영국 국빈 방문 첫날을 기념해 마련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8일(현지시간)부터 3일간의 영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브렉시트 이후 EU 정상의 첫 국빈 방문으로, 양국 관계 회복과 공동 현안 논의를 위한 외교적 메시지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방문은 2023년 9월 찰스 3세 국왕의 프랑스 방문에 대한 답방이자, 프랑스 대통령으로는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 이후 처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국 공군 기지를 통해 입국해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인사한 뒤 왕실 마차를 타고 윈저성에 도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영국 의회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영국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을 줄여야 하며, 기술·학술·예술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렉시트에 대해선 “유감이지만 존중한다”고 밝혔으며, 이민 문제에 대해선“이민 문제는 인도주의와 연대의 원칙 아래 양국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란 핵협상,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 등 중동 현안에서도 양국의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이후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함께 의회 앞 광장에 있는 처칠 동상에 헌화했다.

그는 9일 생물다양성과 인공지능(AI)을 주제로 한 공동 일정에 참여한 뒤, 스타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10일에는 전후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의지의 연합’ 화상회의를 공동 주재할 계획이다.

엘리제궁은 이번 방문이 국방·에너지·문화·우주·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자 단속 문제에 대해서도 양국 간 논의도 이뤄진다. 영국이 해협을 건너 들어온 불법 이민자를 프랑스로 송환하는 대신, 같은 수의 망명 신청자를 받아들이는 ‘원 인 원 아웃’(One in, one out) 정책에 합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