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말 뿐인 주거복지센터 전세사기 상담
  • 페이스북
  • 유튜브
  • 네이버
  • 인스타그램
  • 카카오플러스
검색 입력폼
사설
사설>말 뿐인 주거복지센터 전세사기 상담
전문성 등 떨어져 제 역할 못해
  • 입력 : 2025. 03.30(일) 17:11
전남도가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지원과 주거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상담 등을 위해 설립한 전남도 주거복지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소식이다. 인원이 부족한 데다 관할이 바뀌면서 시·군과 전남도 간 효율적 행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복지센터의 안일한 업무처리가 안타깝다.

당장 전세사기 관련 피해 및 지원금 신청이 각 시·군에서 올해부터 전남도 산하 전남주거복지센터로 지정되면서 서류 양식 등이 변경됐지만 일부 피해자들이 다시 서류를 신청해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피해자들 상담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 상담창구 상담원도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2023년 6월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전남도내 전세사기 피해접수건이 총 979건, 피해액이 900억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전문성이 결여되고, 대부분의 피해자가 동부권에 거주하고 있어 남악까지 방문해야 하는 등 효율도 떨어진다고 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생활안정자금 지원 등을 위한 전남도 주거복지센터의 출범은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각 시·군에 분산됐던 전세사기 피해자 상담·접수 및 지급 창구를 일원화시키고, 전문성을 갖춰 다양한 전세사기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문제는 주거복지센터의 효율이다. 센터의 역할은 주거불안을 겪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일상회복 지원에 있다. 관련 부서의 전문성이 결여되고, 피해 상담원이 2명에 불과해 신청이 몰릴 경우 통화마저 어렵다는 것은 센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동부권의 많은 피해자들이 무안까지 방문해야 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이중고다.

아무리 취지가 좋더라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운영마저 비효율적이라면 전세사기 피해자가 갈 곳은 없다. 전남도 주거복지센터가 ‘도민의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전세사기 피해자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해 이들의 불편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지금이라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게 지속가능한 주거복지센터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