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소득 수준에 따른 지출 양상이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저소득층은 의식주(衣食住)와 같은 필수 소비 비중이 높은 반면 고소득층은 여가·문화 등 생활 수준을 높이는 분야에서 지출을 늘리는 모습이다. 뉴시스 |
저소득층은 ‘의식주’와 같은 필수 소비 비중이 높은 반면 고소득층은 여가·문화 등 생활 수준을 높이는 분야에서 지출을 늘리는 등 소득 격차가 지출 구조의 차이로 이어지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실질) 2인 이상 가구 기준 월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는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 중에서 ‘식료품 · 비주류음료’ 항목에 가장 많은 비중인 20.4%를 지출했다.
이어 ‘주거·수도·광열’ 부문 소비가 14.8%, ‘보건’이 14.6%, ‘의류·신발’이 4.6% 등으로, 식료품을 포함한 네가지 항목의 소비는 전체 소비 지출의 54.4%에 달했다. 의식주 및 질병 치료와 같이 생활의 기본 줄기가 되는 필수 지출이 전체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외에도 △‘음식·숙박’ 11% △‘교통’ 8.4% △‘기타상품·서비스’ 6.6%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월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식료품·비주류음료(10.6%), 의류·신발(6.6%), 주거·수도·광열(8.3%), 보건(9.2%) 등 네가지 항목의 비중은 전체 소비지출의 34.7%로 집계됐다. 저소득층과 달리 필수 항목의 지출이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고소득층의 소비 비중이 가장 높은 항목은 ‘음식·숙박(14.7%)’으로, 외식 등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한 지출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통(12.2%)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는 고가의 자가용 운영 및 기름값 상승 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식료품을 포함한 필수 항목을 제외하면 △오락·문화 10.5% △기타상품·서비스 9.3% △교육 8.8% 등이 뒤를 이었다. 교통을 제외한 음식·숙박·문화·교육·서비스 등의 비중은 43.3%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출이 의식주 등의 생활 필수 항목 지출을 넘어선 셈이다.
특히 고소득층 ‘5분위’ 가구의 교육(8.8%) 소비 비중이 저소득층 ‘1분위’ 가구(2.8%)의 약 3배에 달해 교육 양극화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분위 가구의 지난해 4분기 소비지출 중 ‘교육’ 항목 소비는 4만7848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무려 21.6% 하락했다. 사교육비 지출 부담 등이 소득 간 교육 비중 격차로 나타난 것이다.
이외에도 1분위 가구에서는 음식·숙박(-1.8%), 기타상품·서비스(-5.8%) 항목의 소비가 하락한 반면, 5분위 가구에서는 같은 항목에서 각각 1.0%, 4.4% 상승했다. 또 고소득층의 오락·문화 소비 비중(10.5%)은 저소득층(5.3%)의 약 2배에 달했다.
고물가·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은 한정적인 소득과 생활비로 인해 필수적인 지출에 집중하는 반면, 고소득층은 여유로운 삶과 미래를 위한 투자성 소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같은 소비 양극화는 소득 수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4분기 5분위 가구의 월소득은 1072만7718원으로, 1분위 소득(187만7773)의 6배에 달했다. 지난 2014년 동분기에도 5분위(875만8542원)와 1분위(147만3982원)의 소득 수준 차이는 약 6배로, 소득 격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