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시민들이 22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 19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를 열고 헌법재판소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를 신속히 내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승우 수습기자 |
이에 하루빨리 국정이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5시께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이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개최한 제19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 정치권, 시민사회단체, 시민 등 2000여명의 참가자가 운집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고 ‘헌재는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내란세력 뿌리 뽑고 새로운 세상 건설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매 집회마다 참여하던 시민단체는 광장 곳곳에서 깃발을 힘차게 휘날리며 강한 투쟁의 의지를 보였다.
광장 한쪽 부스에서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을 위해 피켓과 깔개를 배부했고 시민들의 피로감을 덜어줄 커피차, 붕어빵 나눔 부스 등이 광장 한쪽에 마련돼 집회 분위기를 북돋웠다.
이날 다양한 직종을 가진 시민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지속되는 탄핵 선고 지연에 대해 피로감을 느끼고 경기 침체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경제적 불안 가중…“물가 올라 장보기 부담”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주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늘봄학교 강사 신정희(52)씨는 평소에도 생활비가 부담스러웠지만, 최근 들어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장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신씨는 “외식도 거의 하지 않게 됐다”며 “마트에서 반찬거리를 살 때도 예전처럼 마음 편히 고르지 못하고 가격표를 한 번 더 보게 된다”고 말했다.
광주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8)씨도 매출 감소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다 보니 하루 매출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경제가 이렇게 불안정한데 정치권은 계속 대립만 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정국이 안정돼야 소상공인들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구모(43)씨는 “매출 감소는 전체적인 경기 침체가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2023년부터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현실이 개선돼 자영업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회적 활동 감소…“친구들과 만남도 줄어”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시민들의 사회적 활동도 위축되고 있다. 치과의사 변하연(54)씨는 “주말마다 집회에 나오다 보니 점점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며 “탄핵이 될 거라고 믿지만, 이런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사람들과의 모임도 줄이고 여행 계획도 미루게 됐다. 빨리 상황이 마무리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염원했다.
직장인 조규성(66)씨 역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늦어지면서 직장 내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동료들이 많아졌다”며 “예전에는 직장 동료들과 정기적으로 모였는데,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남도 줄었다”고 말했다.
전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주윤재(20)씨는 “매주 집회에 참여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미래세대로서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투쟁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겨 거리에 나오고 있다”며 “정치에 관심이 없던 친구들도 SNS로 현 상황을 많이 접하다 보니 헌법재판소의 선고 기일에 관심이 많다. 하루라도 빨리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탄핵 선고 지연…지역사회 악영향
탄핵 정국의 장기화는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은진 금호2동 주민자치회 마을활동가는 최근 마을에서 추진하던 여러 사업이 탄핵 정국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사회 사업이라는 게 결국 정부 지원과 맞물려 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치가 이렇게 불안정하니 모든 것이 미뤄지고 있다”며 “마을 공동체 활동도 활기를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뉴스를 보면 희망적인 소식은 없고, 절망적인 이야기만 가득하다”며 “탄핵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런 상황이 계속될 텐데, 벌써 몇 달째 반복되고 있어 지치고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잘못이 있는데도 윤 대통령의 탄핵 선고가 계속 미뤄지고 있고, 관련된 인물들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민들의 분노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힘든 건 사실이지만 안정적인 사회를 되찾고자 하는 열망 때문에 탄핵 선고가 나올 때까지 집회에 나와 함께 연대하고 싸울 것이다”고 밝혔다.
정유철·정상아 기자 ·이정준·정승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