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광주 서구 호남조경유통센터에서 한국조경수협회 광주전남서부지회 회원들이 ‘2025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정준 수습기자 |
24일 오전 광주 서구 호남조경수유통센터에서 열린 ‘2025 나무 나눠주기 행사’에 참여한 김순옥(64)씨의 말이다. 탄핵 정국과 경기 침체로 사회적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광주 시민들은 따뜻한 봄을 맞이하며 희망을 되찾기 위해 나무 심기에 동참했다.
이날 광주시와 한국조경수협회 광주전남서부지회는 식목일을 앞두고 시민들에게 나무를 심고 가꾸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시민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004년부터 올해로 22년째 이어져 온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벤트다.
올해 행사는 2000여 명의 시민들에게 비파나무, 후피향나무, 자엽국수나무를 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광주시가 비파나무와 후피향나무를, 한국조경수협회가 자엽국수나무를 제공했다.
주차장에는 신호수가 배치돼 안전한 진행을 도왔고, 한국조경수협회 회원들은 시민들에게 나무 심는 방법과 관리법을 안내하며 분주히 움직였다.
부부 동반, 가족 단위로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도 많았다. 부모의 손을 꼭 잡은 어린아이들은 작은 나무를 품에 안으며 신기한 듯 들여다 봤고, 어르신들은 정성스럽게 묘목을 챙겼다.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양손 가득 나무를 안은 채 다가올 봄은 희망이 가득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했다.
지인을 위해 나무를 받으러 온 정현진(31)씨는 “이번 봄은 나무와 꽃이 무럭무럭 자라 근심과 걱정을 잠시나마 잊게 해줬으면 좋겠다”며 “오늘 받은 나무도 아름다운 사회와 어울리는 꽃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을 전했다.
나무를 마을에 심겠다는 윤명심(64)씨는 “요즘 같은 삭막한 세상에서 마을 근처에 나무라도 더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어린이집 아이들이 꽃과 나무를 보며 즐거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행사장 곳곳에서 들려왔다.
최근 시골에 집을 마련했다는 심미숙(60)씨는 “마당에 꽃과 나무를 많이 키우는데, 식목일을 앞두고 전국의 산불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오늘 받은 나무들이 환경도 살리고, 혼란스러운 국가 상황도 잊게 해줄 만큼 잘 자랐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한 시민도 “최근 강원, 경북 등에서 큰 산불이 나서 많은 산림이 사라졌다는 뉴스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이 작은 나무들이 잘 자라서 환경을 보호하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25 나무 나눠주기’ 행사는 오는 29일까지 서구 호남조경수유통센터(서구 서창둑길 322)에서 당첨된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광주시 관계자는 “매년 많은 시민들이 푸른 광주를 만드는 행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나무를 심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정준·정승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