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CEO·박우량>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새로운 희망, 햇빛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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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CEO·박우량>지역 소멸을 극복하는 새로운 희망, 햇빛과 바람
박우량 신안군수
  • 입력 : 2025. 02.13(목) 17:32
신안군은 2018년 필자가 민선 7기 군수로 취임할 당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였고 재정자립도도 6%에 불과했다. 주력산업인 염전의 소득률은 떨어져가고, 서울시의 22배 달하는 공간을 관리할 여력도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기반 삼아 폐염전과 유휴부지, 광활한 바다 자원을 온전히 활용하고, 재정을 지출하지 않으면서도 기본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정책을 고민했다.

군수 취임 1개월만인 2018년 8월 기자회견을 열어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를 발표했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발전사업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중 일부를 지역주민에게 나누는 게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의 골자였다. 곧바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조례’ 제정 절차에 착수하였다.

그러나 처음 시도하는 정책인 만큼 반대는 즉각적이고 전방위적이었다. 발전사업자의 반발, 국지적인 반대 여론, 산발적인 주민 집회, 거기에 감사원의 감사까지 더해지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의 도입이 쉽지 않았다.

섬을 순회하며 수차례 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명회와 공청회를 열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소통을 확대하며, 다각도로 차분히 준비해 나갔다. 그 결과, 감사원에서는 ‘개선권고’에 그친 처분으로 감사를 종결했고,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는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2019년 자라도 신재생에너지 주민협동조합을 시작으로 11개 지역에 주민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협동조합이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사업자는 이익금을 주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이다.

2021년 4월 자라도에서 우리 군 최초의 햇빛연금이 지급되고, 지난해까지 지도·사옥도·안좌도·자라도·임자도·비금도 6개 섬에 군민의 36%인 1만 4천명에게 지급됐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3년에는 ‘햇빛아동수당’을 신설하였으며, 올해에는 연 12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지역농협과 협업으로 연리 7.5% ‘햇빛아동 장학 적금’제도를 마련하여 아동·청소년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힘쓰고 있다.

햇빛을 넘어 바닷바람을 통한 소득 창출도 추진중에 있다. 자은도 앞바다 해상풍력 단지를 비롯해 203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인 8.2기가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고, 올 연내 바람연금을 도입할 계획이다.

햇빛연금이 시행되며 햇빛연금이 지급되는 6개 지역에서 매년 500~600명 이상 인구가 증가하고 있고, 우리 군 인구도 23년 179명, 24년 136명 2년 연속 증가하고 있을 만큼 햇빛연금의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회복탄력성이 강조되는 오늘날에 맞춘 이러한 정책이 우리 군이 지난해 리브컴 어워즈에서 금상을 수상하게 한 주요 평가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런 성과 위에 우리 군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이 지역에 더 공고히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을 구상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지방세를 신설하고, 분산 에너지특구에 대해 전기요금과 망 이용료를 감면 하는 등 제도개선안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햇빛’과 ‘바람’을 자원으로 인구를 늘리고, 지역소멸을 해결하고, 미래 지속가능성까지 높여가고 있는 정책 사례는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지향하는 신안군의 혁신성을 상징한다.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지역들에도 우리 군 사례가 좋은 참고 모델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