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검찰청 전경. |
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는 부정대출 실행 대가를 받아 챙긴 모 저축은행 전직 은행장 A(65)씨와 대출 알선 브로커 B(56)씨, 수사 무마 비용으로 7억원을 받아 챙긴 변호사 C씨 등 8명을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A씨와 B씨, C씨 등 4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나머지 4명도 불구속 기소한 상태다. 또 해당 사건에 연루된 공범 1명은 캄보디아로 도주해 공범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전 은행장 A씨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브로커 B씨 등의 부탁을 받고 건설사와 시행사 등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으로 138억원 상당의 부당 대출을 해주고 2019년 5월부터 2022년 11월 사이에는 4건의 부실 대출을 해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1억 5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해당 저축은행으로부터 기업들이 부당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하고 약 9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간부 출신으로 현직 변호사인 C씨는 은행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무마해주겠다며 A씨 등에게 7억원을 수수한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불구속 기소된 D씨에게는 해당 은행에 불법 대출을 부탁하고 뇌물을 주거나 시행사업자로부터 17억원 상당의 호텔 객실을 무상 양도 받기로 하는 등 알선수재 혐의와 법인 자금을 허위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20억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가 적용됐다.
조사결과 B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A씨를 이용해 대출 브로커로 활동하며 2018년 11월부터 4차례에 걸쳐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알선하는 대가로 8억 8000만원을 챙기고 A 전 은행장에게 대출금의 1% 수준을 수수료 형식으로 전달했다.
이때 A씨는 대출 규정에 어긋나더라도 대출이 실행될 수 있도록 지시하고 서류를 꾸며 부정 대출 해줬고 은행의 여신승인심사위원회는 형식적으로만 진행됐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렇게 불법대출을 받은 건설사와 숙박업자는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끝내 은행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손실을 입혔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수사가 시작되자 A씨와 B씨는 법조 브로커들을 통해 검찰 간부 출신인 현직 변호사 C씨를 소개받고 2차례에 걸쳐 수사 편의 제공과 사건 무마 명목으로 뇌물 7억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광주지검은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부정 대출 사건에 대해 직접 수사에 나서 계좌추적, 압수수색 등을 통해 조직적인 범행을 밝혀냈으며 검찰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받아 챙긴 현직 변호사 등 법조 비리도 규명했다.
현재 A씨와 B씨, C씨 등에 대한 재판은 광주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5단독 지혜선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204호 법정에서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C변호사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C변호사 측은 “경제적 이유로 범행했다”며 기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해외 도피 이후 지명 수배 중인 법조 비리 연루자 신병 확보에 힘쓰는 한편 수사 편의 제공 또는 협조 의혹이 있는 검찰 수사관에 대한 압수수색 자료 등을 면밀히 살피며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의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해 범죄 유인을 원천 차단하는 등 이같은 대출 비리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도 서민과 중소기업의 피해를 유발하는 금융질서 문란 범죄, 법조비리 범죄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민현기 기자 hyunki.mi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