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내 국립의대 유치는 동서갈등이 첨예했다. 전남도는 전남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조건부) 추진’ 약속과 관련 부처의 ‘추진’ 약속에 따라 의대 유치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목포대와 순천대는 단일 의대를 놓고 경쟁을 넘어 지역갈등으로 확대재생산 됐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대통령이 약속한 만큼 다시 올 수 없는 기회를 붙잡아야 한다는 취지를 부각시켰지만, 행정의 조급성과 오락가락 행정도 논란이 됐다. 도가 국립 의과대학 신설을 놓고 통합 의대 카드를 꺼낸 지 5개월 만에 공모를 통한 단일 의대 유치로 급선회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도 용역사를 통해 공모 절차가 진행됐지만 의과대학 신설 및 병원 건립 재원 마련, 연구시설 및 교수진 확충 등 산적한 과제 먼저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기도 했다. 이런 대립각 속에 목포대와 순천대가 극적으로 통합 합의를 이끌어 낸건 역사에 남을 일이다. 그렇다고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걸림돌이 해소된 건 아니다. 지역 감정은 여전하다. 의대 설립과 병원설립, 대학 통합 시 유·불리를 놓고 갈등은 불가피하다. 목포대와 순천대간 통합 합의는 국립의대 유치를 위한 마중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남은 건 전남 동·서지역 정치권의 갈등해소다. 의대 유치를 놓고 양 지역 정치권의 표 계산은 사라져야 한다. 이젠 양 대학에 이어 정치권의 합의도 절실하다. 양 대학도 마찬가지다. 통합을 위한 무수한 걸림돌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 대학은 통합 정신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걸림돌을 헤쳐나가길 바란다. 도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적 이득만 따져서는 안 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