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 9-6’ 류중일호,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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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0-6 → 9-6’ 류중일호,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상대로 극적 역전승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2승 2패
  • 입력 : 2024. 11.17(일) 00:11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박성한이 지난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2024 WBSC 프리미어12 대비 평가전에서 적시타를 때린 뒤 달리고 있다. 뉴시스
프리미어12에서 탈락 위기에 빠진 류중일호가 도미니카공화국을 상대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전반까지 무득점 늪에 빠지며 크게 끌려갔지만 후반 들어 두 차례 빅이닝을 폭발시키며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B조 4차전에서 9-6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오프닝 라운드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슈퍼 라운드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남겨뒀다. 한국이 조 2위 이상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호주와 최종전에서 승리한 뒤 대만이 호주와 쿠바에 모두 패배하거나 쿠바가 일본과 대만을 모두 잡아줘야 한다.

한국의 탈락 가능성은 대단히 높은 상황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대만은 호주와 쿠바에 앞서 있고, 쿠바의 경우 일본과 대만에 뒤진다. 또 쿠바가 남은 두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한국은 대만, 쿠바와 나란히 3승 2패가 돼 승자승이 아닌 득실을 따지는 TQB(Team Quality Balance)로 순위를 결정짓는다.

류중일호는 마운드가 흔들리며 초반 흐름을 도미니카공화국에 내줬다.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2회초 무사 만루 위기를 맞은 뒤 마이클 드 레옹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선제 실점했다. 이어 4회초 무사 2루에서는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게 중월 투런포를 맞으며 0-3으로 끌려갔다.

홈런이 나오자 류 감독은 임찬규를 3이닝 만에 조기 강판하는 강수를 뒀지만 소방수로 투입된 소형준이 흔들렸다. 소형준은 등판하자마자 2사 1·2루 위기를 맞은 뒤 알렌 핸슨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 실점, 0-4가 됐다.

꺼지지 못한 불씨는 더 크게 번졌다. 조병현이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리스멘디 알칸타라에 우월 솔로포로 연타석 홈런을 허용, 0-5가 됐고 6회초 2사 3루에서는 알렌 핸슨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0-6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류중일호는 김도영이 갑작스럽게 교체되는 악재까지 맞이했다. 리카르도 세스페데스의 3루 도루 시도에 포수 박동원의 송구를 받아 태그를 시도하던 김도영은 좌측 고관절에 불편함을 느끼며 더 이상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중일호는 경기 후반으로 가면서 두 차례 빅이닝을 폭발시켰다. 0-6으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 박성한과 최원준이 연속 볼넷을 얻어낸 류중일호는 홍창기가 땅볼로 진루타를 만들어냈고, 1사 2·3루 기회에서 신민재가 땅볼을 쳤으나 투수 조엘리 로드리게스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며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2-6 추격에 성공한 류중일호는 신민재의 재치로 1사 3루 기회를 이어갔고 나승엽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문보경과 박동원이 연속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4-6까지 쫓아갔다.

7회말 2사 1·2루 기회에서 신민재가 땅볼로 물러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류중일호는 8회말 다시 폭발했다. 선두타자 나승엽의 안타에 문보경의 땅볼로 1사 2루 기회를 잡은 뒤 박동원의 안타로 동점 주자까지 루상에 나간 뒤 송성문의 적시타로 5-6, 한 점 차 추격에 성공했다.

기회를 이어간 류중일호는 윤동희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송성문이 도루에 성공, 2사 2·3루 기회를 만든 뒤 박성한이 2타점 적시 3루타를 터트리며 7-6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최원준의 적시 2루타와 홍창기의 적시타까지 터지며 9-6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전과 함께 3점 차 리드를 잡은 류중일호는 클로저로 박영현을 믿었다. 앞선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0.2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박영현은 9회초에는 선두타자 마이클 드 레옹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리카르도 세스페데스를 플라이로 처리한 뒤 알렌 핸슨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끝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