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 관광 콘텐츠·특산품 개발로 관계인구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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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지역특화 관광 콘텐츠·특산품 개발로 관계인구 ‘쑥쑥’
●지역소멸 극복 원년 만들자 <하>日 니세코정 성공사례
‘마을만들기 조례’ 주민 소통·참여 우선
기부답례품으로 호텔·쇼핑몰 혜택 제공
인기관광지 자리매김 ‘지역경제 활성화’
외국인 근로자 등 정주인구 유입도 증가
  • 입력 : 2024. 08.19(월) 18:22
  • 일본 니세코정=글·사진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
니세코정 청사. 1967년 건물을 리모델링해 2021년 완공된 이 건물은 분산 에너지 시스템을 적용,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고단열 자재를 사용해 열 손실도 낮다.
요테이산 전경. 니세코정 제공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약 2시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니세코정. 이른바 눈이 가루처럼 흩어진다는 뜻에서 붙여진 ‘파우더 스노우’로 전세계 스키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현재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이 곳은 5045명 남짓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니세코정에 들어서자마자 도로 한 가운데 보이는 요테이산의 모습에 탄성이 터져나왔다. 시코쓰토야 국립공원에 위치한 이 산은 홋카이도 남부 지방의 최고봉으로 ‘홋카이도의 후지산’이라 불리며 해발고도 1898m를 자랑한다.

구경도 잠깐,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니세코 청사에 도착했다. 1967년부터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2021년 완공된 이 건물은 니세코정이 현재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SDGs(Sustainable Devleopment Goals)’, 즉 ‘지속 가능한 개발’을 목표로 지어졌다.

SDGs는 2015년 9월 UN정상회의에서 150개국 이상의 회원국 정상들이 참여해 만장일치로 채택된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2030 어젠다다. 니세코정은 2018년 6월 SDGs 미래도시로 선정된 이후 2020년 마을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050년까지 CO2 배출량을 100% 감소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건물은 니세코정의 노력을 반영하듯 분산 에너지 시스템을 통해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한 에너지로 운영되고 있으며, 고단열 자재를 사용해 열손실도 낮다는 장점이 있다.

니세코정은 향후 지어질 집에도 에너지 및 고단열 시스템을 확립, CO2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환경 및 건축 전문가 등과 함께 2010년 니세코마치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주식회사 운영과 더불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정책마련과 민간 주도 사업 협력을 통해 마을 전체가 함께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할 수 있는 체제 확립에도 나섰다.

개방형 사무실로 만들어진 니세코정 청사 내부.
청사 안으로 들어가자, 우리나라의 스타트업 기업을 연상케 하는 개방형 사무실이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곳곳에 누구든지 앉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많았다는 점인데, 이는 곧 니세코정의 부흥의 기점이 됐던 ‘마을 만들기 기본 조례’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니세코정의 ‘마을 만들기 기본 조례’는 정보 공유와 주민 참가를 2대 원칙으로, 모든 주민들에게 행정 정보와 사업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행정이나 기획에 주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폐기물 처리장 등 기피 시설 설치의 경우에도 주민 토론 등을 통해 입지를 정하는 등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모든 행정, 예산 사업은 주민검토회의를 거쳐 결정되며, 어떤 사안이든지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은 주민은 언제든지 청사 내 위치한 파일링 보관함에서 관련 서류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행정분야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주민들과 함께 협력한다. 실제 주민들과 니세코정이 각각 50%씩 출자한 ㈜리조트관광협회는 특산품 판매시설, 커뮤니티 센터 등을 운영, 연 1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파우더 스노우’로 일본 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정주인구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이와 같은 관광 지역 특색을 살려 ‘니세코마치 고향 만들기 기부 조례’를 통해 답례품으로 지역 호텔 숙박권 및 일본 내 대형 쇼핑몰들 중 하나인 라쿠텐 포인트 등으로 제공하는 등 특산품 차별화에도 나섰다. 실제 올해 7월 기준 누적 기부자는 284명, 누적 기부금액은 1억5000만원 정도로, 이는 작년 동기간대비 200% 증가한 수치다.

니세코정에서 근무하는 토모야 요시다 계장.
토모야 요시다 계장은 “니세코정의 경우 계절별로 인구 변동이 조금씩 있는 편”이라며 “12월부터 2월 등 겨울에는 스키를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아 그 때 가장 마을이 붐빈다. 이와 같은 인기로 파크 하얏트 등 특급 호텔도 현재 공사 중에 있으며, 산업 연수생 명목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근로자 및 해외 부동산 및 관광업자들로 외국인 정주 인구 수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니세코마치 고향 만들기 기부 조례를 통해 2004년부터 작년 7월까지 받은 누적 기부금은 총 1억9241만7058엔(한화 17억8366만7644원)에 달한다”며 “기부자 거주 지역도 수도권이 2022명,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1419명, 니세코 마을 및 삿포로 인근 시내·외 353명 등 총 3794명으로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먼 지역 주민들과도 관계인구를 맺으며 마을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니세코정=글·사진 오지현 기자 jihyun.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