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고 무더위 시작, '냉방기기 화재' 경각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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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장마가고 무더위 시작, '냉방기기 화재' 경각심 필요
폭염에 1일 가동 시간 늘어
기기 원인 화재 8월에 최다
광주서 5년간 여름철 47건
"사전 점검·관리 철저히 해야"
  • 입력 : 2024. 07.31(수) 18:42
  •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소방서 제공
무더위가 절정인 8월은 냉방기기 과열로 인한 화재 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시민들의 철저한 주의가 요구된다. 소방당국은 이를 위해 꾸준한 점검과 관리와 함께 노후된 냉방기기를 늦기 전에 교체하는 등 적극적인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31일 소방당국이 발표한 최근 5년간 ‘선풍기·에어컨 화재 현황(2019~2023년)’에 따르면 8월(에어컨 411건·선풍기 172건), 7월(에어컨 376건·선풍기 123건), 6월(에어컨 122건·선풍기 65건), 9월(에어컨 109건·선풍기 70건) 순으로 하절기(6~9월) 중 8월에 가장 많은 냉방기기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와 전남에서도 냉방기기 화재는 여름철 주요 화재 원인 중 하나다.

최근 5년(2019~2023년)간 광주 지역 여름철(7~8월) 발생 전체 화재 사고 667건 중 47건(7.04%)이 냉방기기 화재로 인한 사고였다.

전남에서는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총 1422건의 화재 피해가 발생했고 △부주의 562건(39.5%) △전기 요인 455건(32%), △기계적 요인 176건(12.4%) 순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동기간 계절용 기기 화재 발생 건수는 △에어컨 19건(40.4%) △선풍기 10건(21.3%) △가정용보일러 7건(12.8%) 순이었다.

냉방기기 화재 발생 원인으로는 전기적 요인이 가장 큰데, 이는 폭염으로 인해 에어컨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부 부품 과열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올라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총 1265건의 에어컨 화재 원인 중 전기적 요인이 986건(77.9%)으로 가장 높았고 기계적 요인(103건·8.1%)과 부주의(86건·6.8%)가 뒤를 이었다.

특히 공간이 비교적 작은 주거시설에선 좁은 공간에 배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열 축적 등으로 인한 과열로 작은 불티에도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따르고 장마철이나 장마가 끝난 직후인 8월 초에는 습도가 높아 물기가 전선을 지나며 누설전류가 흘러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점검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광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공사현장·고층건물 화재 진압 훈련은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냉방기기 화재 진압 훈련을 별도로 진행하진 않는다”며 “다른 화재 사고에 비해 시민들의 자율안전관리가 더 중요하다. 평소 이용하는 에어컨·선풍기 등의 전선을 수시로 점검하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광주소방서 대원들이 화재 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소방서 제공
화재의 위험성을 높이는 에어컨·선풍기 등을 본래 목적이 아닌 다른 용도로 개조해 사용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화재 발생 시 확산 방지를 위한 침착하면서도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어컨·선풍기를 다른 용도로 개조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기본 작동 원리를 통해 생산된 제품이 과한 열을 받거나 전륫값이 다르게 설정돼 화재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냉방기기를 올바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멀티콘세트에 허용된 전륫값을 초과해선 안 된다. 노후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새 제품으로 바꾸거나 에어컨 내 필터·실외기 등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연기가 올라오거나 화재가 이미 발생했다면 제일 먼저 119에 신고한 뒤 작동 중인 기기를 전류차단을 통해 끄는 게 우선”이라며 “이후 소화기 등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소화 약제를 찾아 불이 번지기 전에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